|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 없어졌을 때 그 소중함과 가치를 더욱 크게 느낀다는 얘기다.
사실 차주혁은 더없이 이기적인 남편이었다. 서우진이 맞벌이에 독박육아, 독박살림으로 병들어가는 동안에도 자기 자신의 취미 생활을 포기하지 못했고 언제나 자기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뒤늦게 사소한 취향까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서우진의 외로움과 상처를 알게 되며 더욱 큰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미 돌이킬 수도 없고, 사과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현재가 '리셋' 됐다는 것은 차주혁 밖에 모르는 비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주혁의 딜레마는 보는 이들까지 씁쓸하게 했다. 이별 후폭풍은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감정이기도 하지만, 그 감정에 무게감을 더한 지성의 연기가 공감 지수를 높였다. 자신은 갖기 싫어 버렸던 서우진에게 윤종후가 대시하자 질투심이 폭발해 방해공작을 펼치는 웃픈 행보는 궁금증과 재미를 함께 선사했고, 딜레마의 씁쓸함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시청자들에게 선택과 인연의 소중함과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공감 200% 현실연기에 이기적이고 찌질한 차주혁 캐릭터 또한 호감형 캐릭터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날 방송된 '아는 와이프'는 평균 7.3%, 최고 8.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