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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테리우스' 정인선, '공감연기'로 깨트린 인지도 편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9-28 11:2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정인선이 인상적인 공감연기로 편견을 깨부쉈다.

27일 MBC 새 수목극 '내 뒤에 테리우스'가 첫 선을 보였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사라진 전설의 블랙요원 김본(소지섭)과 운명처럼 첩보 전쟁에 뛰어든 앞집 여자 고애린(정인선)의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그린 드라마다. 정인선은 꿈도 경제활동도 포기한 채 쌍둥이 육아에 올인 중인 경력단절 아줌마 고애린으로 완벽 변신, 첫 방송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 고애린은 J인터내셔널에 면접을 보러 갔다. 하지만 진용태(손호준)는 단번에 퇴짜를 놨다. 고애린은 "대표님 지금 저한테 두 가지 질문밖에 안하셨어요. 기혼이냐 애도 있냐. 무슨 질문이 그래요? 제가 어떤 경력이 있는지 무슨 일을 잘 하는지 가장 중요한 건 묻지도 않으셨잖아요"라고 대들었다.

퇴근한 장일(양동근)이 집안일을 지적하자 "나도 하루 종일 일했어!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움직였다고! 뭐 일하고 싶다고 아무데서나 받아주는 줄 알아? 나 경력 단절돼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데, 애 딸린 아줌마라고 다들 싫대. 나 진짜 일 잘하던 여자였는데"라며 눈물과 함께 설움을 토해냈다.

홧김에 가출을 감행했던 애린은 앞집남자 김본의 도움으로 귀가했으나, 밤새 기다렸던 정일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급기야 애린은 상을 치르던 중 아이들마저 케이에게 납치될 뻔한 위기를 겪으며 김본과 진용태의 관심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J 인터내셔널에 취직해 김본을 베이비시터로 고용하게 됐다.

비록 첫 방송에 불과했지만 정인선은 분명한 성장을 보여줬다. 전작 JTBC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싱글맘 캐릭터로 주목받았다면, 이번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는 마냥 밝고 긍정적인 싱글맘이 아닌, 현실의 무게를 정면으로 맞이한 슈퍼맘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캐릭터 연기를 선보인 것. 오버스럽지 않고 담담하게 상황을 풀어나가는 정인선의 연기는 고애린 캐릭터에 현실성을 부여했고, 보는 이들 또한 캐릭터의 서사에 설득됐다. 독박육아와 살림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경력이 단절된 고애린의 모습은 '엄마'라는 미명 하에 꿈을 빼앗긴 이 시대 수많은 여성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시 사회로 뛰어들려 해보지만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조차 잡을 수 없고, '남의 편'인 남편은 오히려 살림 실력을 탓하는 씁쓸한 현실에 많은 이들이 함께 마음 아파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가 베일을 벗기 전까지만 해도 일각에서는 정인선의 인지도를 이유로 편견을 갖기도 했었다.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소지섭과 투톱으로 극을 이끌기에는 인지도가 낮다는 트집이었다. 그러나 정인선은 방송 시작과 동시에 아역 시절부터 쌓아온 탄탄한 연기력을 폭발시키며 여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실제 시청률 또한 성공적이었다. 이날 방송된 '내 뒤에 테리우스'는 6.3% 7.6% 6.1%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수목극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이 6.9% 7.5% 6.2% 6.5%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간발의 차이로 수목극 1위를 내주긴 했지만, KBS2 '오늘의 탐정'(2.6%)은 큰 격차로 따돌리며 반격의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단순한 인기로 주연자리를 꿰찬 일부와는 차원이 다른, '여주인공 블루칩'의 탄생을 알린 것. 앞으로 정인선이 소지섭과 함께 만들어나갈 육아 첩보물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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