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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박보검의 '썸' 선언에 여심이 요동쳤다.
결국 수현과 진혁은 홍제천 그림 앞에서 재회했다. 진혁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라'는 그림 제목에 따라 "무엇이 되어서 다시 만난 것으로 할까요? 우리 말이에요. 여기서 썸 타는 사이로 다시 만난 거. 어때요?"라며 수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수현 또한 "그래요. 썸 타는 사이로 다시 만난 거로 해요 우리"라며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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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진혁 캐릭터는 판타지에 가깝다. 직장 생활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스캔들을 마무리하는 최선의 방법은 침묵과 무시로 대응하는 것이라는 것, 모든 걸 가진 연상의 여자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연하의 남자의 만남이 순수한 목적으로 보일 리 없다는 것은 뼈 아프게 알고 있을 터다. 그런 현실적인 눈에서 보자면 회사 한복판에서 스캔들 주인공이라고 커밍아웃한 진혁의 행동은 철없는 남자의 패기이자 사건을 더 키우는 무모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런 모순을 뒤집은 건 박보검 고유의 매력이다. 궁지에 몰린 순간, 누군가 곁에 있어줬으면 하고 간절히 바랄 때 그 곁을 지켜주는 존재는 누구나 바라는 판타지다. 박보검은 그 판타지를 정면으로 저격하며 여심을 뒤흔든 것. 특히 박보검 본인이 가진, 순수하고 온화하며 배려심 돋보이는 특성은 진혁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는다. 박보검 본인이 '미담 제조기'이자 '효리네 민박'에서 알바생으로 보여준 현실 배려남이었기에 진혁은 더욱 순수함의 결정체로 인식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시청자에게 진혁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보이지만,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누군가에게 기대어 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진 인물로 각인됐다. 그래서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송혜교를 지켜줄 돈키호테라는 신뢰를 갖게 됐고, 사랑 고백이 아닌 '썸' 선언이라도 큰 파급력을 갖게된 것이다.
이날 방송된 '남자친구'는 평균 8.5%, 최고 9.5%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다. 앞으로 박보검이 보여줄 '보검매직'에 힘입어 '남자친구' 또한 흥행 가속도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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