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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현빈이 그라나다를 떠났다. 남겨진 박신혜와의 이후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진우가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렌즈를 찾은 이유는 직접 게임에 접속하기 위해서였다. 무기상점 <아르마스>의 위치를 찾아내, 현재 레벨에서 구입이 가능한 '바람의 단검'과 '요정의 칼날'을 사, 형석과의 결투를 대비한 진우. 기다렸다는 듯 기타 선율이 들려오고 눈앞엔 <적이 나타났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새로 산 무기들을 이용해 결투에서 이기고 레벨 5가 됐지만, 단도가 꽂힌 채 죽은 형석의 이미지를 보는 진우의 얼굴엔 처음 결투에서 이겼던 통쾌함이 아닌 "또 다시 차형석을 죽였다"는 소름끼치는 공포의 흔적만 남아있었다.
"죽기는 싫은데, 죽이는 것도 끔찍하고, 죽여도 소용이 없는" 상황의 연속. 요양을 위해 그라나다의 별장으로 옮겨진 진우는 자청해서 계속 수면제를 맞았다. 자는 동안에는 형석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잠은 가장 안전한 은신처였다. 그리고 그가 오랜 시간 잠든 사이, 모두가 그라나다를 떠났고, "혼자는 무섭다"는 진우의 곁을 지킨 사람은 희주였다.
그리고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천둥소리와 빗소리, 그리고 기타 선율. 샤워부스의 유리문을 장애물로 인식해 공격을 멈춘 형석을 바라보며, 진우는 물었다. "형석아, 너 언제까지 나를 쫓아다닐래? 나를 꼭 죽여야 시원하겠어? 우리가 언제까지 싸워야 되냐?"라고. 답도 없는 형석을 향해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다고 애원하는 진우는 지쳐있었다.
그렇게 형석이 사라지고, 진우는 떠나기로 결심했다. 희주에게는 "생일을 축하한다"다는 카드와 꽃다발만은 남긴 채. 출발 시간이 된 기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던 순간, 불안해하던 진우의 눈에 기차역 플랫폼으로 희주가 들어왔다. "사정이 있어 오늘 떠난다"는 정훈의 말에 정신없이 기차역으로 달려온 것. 야속하게도 기차는 점점 속력을 내 역을 벗어났고,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진우를 떠나보낸 희주는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에게 100억이라는 마법같은 선물, 그리고 걱정과 괴로운 마음을 동시에 안기며 롤러코스터를 태우던 진우의 곁을 지키며 생긴 애틋한 마음 때문이었을 터.
누구의 마음 같은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그라나다를 떠난 진우와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이한 희주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과 기대를 동시에 폭발시킨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매주 토, 일 밤 9시 tv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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