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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천우희(32)가 "눈썹 밀고 발톱에 주삿바늘 찔려도 힘든 줄, 아픈 줄 모르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천우희는 '우상'에서 유중식(설경구)의 아들 부남(이우현)의 아내이자 부남이 사고를 당한 날 같이 있었던 사건의 유일한 키를 쥐고 있는 캐릭터 최련화로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각자 다른 목적으로 자신을 뒤좇는 구명회(한석규)와 유중식 사이에서 사고의 중요한 열쇠를 쥔 최련화로 완벽히 변신한 천우희는 '우상'의 긴장감을 200% 높이는 '신 스틸러'로 활약하며 '한공주'에 이은,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빚어냈다.
이어 "처음에는 눈썹이 없다고 해서 당황했는데 막상 눈썹이 없는 게 너무 독특해서 좋았다. 그게 최련화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눈썹이 다시 자라기까지 고충도 많았지만 완전 다른 모습이라 좋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우상'을 처음 보고 난 뒤 이수진 감독에게 '그때 군말 없이 눈썹을 밀 걸 그랬다'고 사과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천우희의 고행은 비단 눈썹 상실뿐만이 아니었다. 극 중 구명회(한석규)가 최련화에게 해를 가하는 장면 중 최련화의 엄지발가락에 주사를 놓는 장면에서 실제로 주삿바늘이 발톱과 살 사이를 파고든 것. 분명 사고였지만 천우희는 현장의 몰입을 깨지 않기 위해 아픔을 참고 연기를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천우희는 "그 장면은 해를 넘기면서 닷새간 촬영한 장면이었다. 촬영할 때는 눈에 청테이프를 붙였다가 촬영이 잠시 쉬면 떼고 다시 촬영할 때 붙이다 보니 피부가 너무 상해서 나중에는 그냥 계속 붙이고 다녔다. 10시간 정도 청테이프를 붙이고 있었는데 눈도 짓무르고 춥고 몸도 의자에 묶여있어 정신적으로 한계가 왔던 것 같다. 그때 공황장애를 앓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잘 버틴 것 같다. 그때는 '이것만 끝내면 된다'며 버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눈이 가려져 있는 상태였는데 왠지 기분이 세했다. 뭔가 발톱에 쑥 하고 들어오는데 한석규 선배가 몰입해 연기하고 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 한석규 선배에게 그 컷이 가장 베스트가 될 수 있는데 그걸 내가 망칠 수는 없었다. 너무 아팠지만 이 모든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참았다.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촬영이 먼저였다. 현장에 있으면 아픈 줄 잘 모른다. 연기하는 순간은 그 인물로서 그걸 표현해야 해서 아플 겨를이 없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한석규 선배도 알게 됐고 너무 미안해하시고 실수한 것에 대해 화도 내셨다. 바늘을 뽑은 뒤 피가 나면서 더 미안해하셨는데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낼 수도 없지 않나? 그저 그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 속상할 뿐이었다. 곧바로 병원에 가서 파상풍 주사도 맞고 조치를 잘해서 지금은 괜찮다"고 털어냈다.
한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가세했고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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