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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tvN 위기 만든 1%대 '날 녹여주오', 지창욱도 못 살린 종영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1-18 08:4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믿보'(믿고 보는) 배우와 작가, 감독으로 똘똘 뭉쳤던 '날 녹여주오'가 종영했다.

tvN 토일드라마 '날 녹여주오'(백미경 극본, 신우철 연출)이 4개월의 항해를 마치고 17일 종영했다. '품위있는 그녀'와 '힘쎈여자 도봉순' 등을 쓰며 히트를 시켰던 백미경 작가의 신작이자 '신사의 품격'을 만들었던 신우철 PD의 합작품. 그리고 한류배우 지창욱의 군 전역 후 첫 작품이라는 기대 속에 시작했던 작품이지만, 조화롭지 못했던 극 탓에 시청률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날 녹여주오'는 냉동인간 프로젝트라는 다소 판타지적인 설정이 섞인 작품이다. 24시간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남녀가 미스터리한 음모로 인해 20년 후 깨어나며 맞이한 현실과 그 속에서 피어난 가슴 뜨거운 사랑을 담았다. 그동안 '품위있는 그녀'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믿고 보는 작가'라는 인식을 심어줬던 백미경 작가의 신작이자, 판타지가 가미된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뒤에는 시청자들의 실망감이 이어졌다. 미스터리와 판타지, 멜로가 적절히 배합될 것이라 믿었지만, 예상과는 달랐고 오히려 늘어지는 전개가 16회 내내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불만이 쌓였다.

연출자인 신우철 PD를 향한 아쉬움도 터져나왔다. 눈을 감은 채 20년의 세월을 지나보낸 마동찬(지창욱)과 고미란(원진아)이 21세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디테일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이는 시청자들의 판단 미스였다. 1990년대에도 21세기 스타일링을 유지했던 두 주인공이 2019년에 눈을 뜬 뒤에도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등장해 실망감을 안겼다. 극 초반 90년대 스타일링을 보여줬던 배우들은 따로 있었다. 이홍기와 차선우, 송지은, 병헌 등은 카메오로 출연해 통바지와 큰 머리띠, 홍합에 물린 앞머리 등을 선보였다.

디테일이 부족해지니 시청자들의 집중도는 떨어졌고, 이야기에도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전개도 심심하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쯤에서 하차하겠다'는 이야기가 속속 등장했다. 최종회를 본 뒤에도 시청자들은 '여기까지 본 나를 칭찬한다'는 말로 시청평을 대신했다. 판타지와 개연성, 디테일 중 하나도 잡지 못했던 이야기가 배우들의 연기마저도 어색하게 보이게 만든 것. 잘못된 무대 위에서 놀았던 배우들의 모습은 맞지않는 옷을 입은 듯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백미경 작가의 장점이라 불렸던 속도전은 '날 녹여주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얽혔던 미스터리한 음모를 더 박진감 넘치게 풀어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초반의 극전개에서 시청자들을 휘어잡지 못하며 이 역시도 지루한 전개로 이어졌다. 게다가 복고로 웃겨주는 코믹 전개도 없으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걸 왜 보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 이 때문에 시청률의 하락세를 막아내지 못했던 '날 녹여주오'는 성공 보증수표로 불렸던 프라임 타임대인 토일드라마 속에서도 1%대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굴욕을 맛봐야 했다. 최종회는 2.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 설욕전에 성공했지만, 1%대 드라마라는 낙인은 오래 남을 전망이다.

지창욱은 "7월부터 시작했던 촬영이 끝났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기대와 아쉬움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던 작품"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신우철, 최지영 감독님, 백미경 작가님과 많은 스태프분들, 그리고 함께했던 선후배 배우분들 모두 감사드리며,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는 다짐과 함께 뼈 있는 종영소감을 남겼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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