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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올해는 유독 드라마에 가혹한 평가가 내려졌던 1년이다. 적자의 폭을 메우기 위해 각 지상파 방송사들이 편성시간 축소라는 칼을 빼 들었고, 실제로 드라마의 자리를 월화·수목예능 등이 차지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자리를 가져가야 했다. 여기에 편성시간 변동이라는 초강수도 이어졌다. 오후 9시대 드라마의 탄생을 만들어낸 MBC도 있었고, 월화예능이라는 새 시도에 도전했던 SBS도 있었다. 큰폭의 변화는 없었지만, 양질의 드라마를 내보이기 위해 노력한 KBS는 올해 가장 큰 수확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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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유독 올해 신선한 시도를 많이 했던 방송사다. 가장 먼저 드라마 방송 시간대를 오후 10시대에서 9시대로 옮기며 편성에 변화를 줬다. 모험이었지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프라임 시간대' 지상파 첫 시즌제 드라마인 '검법남녀2'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한지민과 정해인 주연의 '봄밤'도 9%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에 안착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도 신선한 전개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와 '신입사관 구해령' 등도 눈길을 끈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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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새롭게 신설한 금토드라마가 출발부터 화끈했다. '열혈사제'는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불의를 분노로 다스리는 신부의 이야기로 허를 찔렀고,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했다. '열혈사제' 김남길은 올해 SBS 연기대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특히 그는 스스로 방송을 통해 "대상을 받고 싶다"고 어필한 점도 시선을 끈다.
하지만 장나라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김남길의 가장 강력한 적수다. 장나라는 지난해 '황후의 품격'으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VIP'로 성공을 이어갔다. 여기에 연기대상에서 신동엽과 함께 MC로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BS를 살린 배우, 장나라가 어떤 색깔의 트로피를 가져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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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만큼은 KBS가 '드라마 왕국'이었다. 초대형 대박을 친 드라마를 세 편이나 배출했다. 올해를 활기차게 열어준 작품은 '왜그래 풍상씨'다. '막장대모' 문영남 작가가 수목극으로 자리를 옮겨왔고, 여기에 유준상이 큰형이자 주인공 이풍상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을 소리내 울게 만들었다. 최고 시청률 22.7%를 달성하며 '동백꽃 필 무렵' 등장 이전, KBS의 최고 시청률 드라마로 군림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사이에는 남궁민 주연의 '닥터 프리즈너'가 15.8%를 기록하며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뽑히는 '동백꽃 필 무렵'이 탄생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올해 방영된 전체 드라마들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인 23.8%를 기록했고, 대본과 연출, 연기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수 없는 '무결점 드라마'로도 호평받았다. 그 정점에 '로코퀸' 공효진이 있다. 수많은 시청자들의 '인생드라마'가 된 만큼 출연자들의 수상 가능성에도 기대가 쏠린다.
KBS는 행복한 고민이다. 상반기 시청자들을 제대로 울렸던 유준상, 장르물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던 남궁민,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이' 공효진이라는 강력한 3파전이 예상된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트로피를 손에 쥘 주인공은 누가 될까.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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