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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영화관 썰렁? TV앞은 인산인해..코로나19 공포에 때아닌 '드라마 특수'

기사입력 2020-02-26 09:5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대한민국이 사실상 멈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중문화계도 한껏 움츠러들었다. 특히 극장가는 초토화가 됐다. 16년 만에 처음으로 총 관객수 최저치를 기록한 극장이, 하루 만에 또 최저치를 경신하는 처참한 상황에 이르렀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5일 화요일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고작 7만6277명명에 불과하다. 일일 관객수 6만7973명을 모았던 2004년 5월 3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하루 전인 24일 총 관객수 7만7071명 보다도 적은 것. 하루만에 최저치를 또 경신한 셈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 일일 관객수가 10만명을 넘지 못한 건 9만4906명이 극장을 찾았던 2016년 4월 5일과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멀티플렉스가 들어온 이래 한국 극장이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이렇다보니 기대작으로 불리던 '사냥의 시간'과 '콜', 그리고 '결백'의 개봉일이 밀렸다. 인터뷰 등 부대행사도 기약없는 기다림으로 빠져들었다. 뿐만 아니라 방송가도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를 생중계로 변경하며 취재진들과의 만남을 최소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2'의 제작발표회도 3월로 예정했으나 온라인 생중계로 변경했다.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음악방송은 여전히 무관객 녹화를 진행 중이다. 컴백 쇼케이스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여기저기 한숨 소리만 가득하다.

하지만 반전도 있다. 현장과 안방은 또 달랐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TV 시청률이 의외의 호사를 누리고 있다.

특히 방송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청자들의 '집콕'(집에 콕 박혀서 나오지 않다)이 이어지자 곧바로 시청률의 급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시청률과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객관적인 지표는 마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공포가 현실이 된 후 각종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은 고공행진의 연속이다. 25일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례적으로 5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1.1%, 25.4%, 27.1%를 기록했다.

또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그동안 20%대에 머무는 등 KBS 주말드라마 치고는 '저조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졌다. 상승세를 거듭하며 최근 방송분은 30.6%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확실한 특수'를 누렸던 작품도 있다. 최근 나란히 종영한 tvN '사랑의 불시착'과 SBS '스토브리그'는 최종회에서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퇴장했다. 드라마의 매력도 확실했지만, '집콕' 본능이 이 두 드라마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사랑의 불시착'은 최종회 21.7%를 기록했고, '스토브리그'는 19.1%로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해 '폭망'의 길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tvN 드라마왕국을 다시 재건한 작품이자, '도깨비'(20.5%)의 역대 tvN 시청률 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만 '사랑의 불시착'이 '도깨비'보다 더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었는지는 물음표가 남는다.


코로나19의 공포와 함께 방송을 시작한 JTBC '이태원 클라쓰'는 첫회 4.9%로 출발, 8회 12.6%(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기까지 세 배에 가까운 수직상승 효과를 누렸다.

예능가도 '꿈의 시청률'을 하나씩 경신하고 있다. 현재 시청자들 사이에서 '원픽이 누구냐'는 말이 인사말이 된 '미스터트롯'은 '무한도전'을 넘어서는 꿈의 시청률 30.4%(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했고, '집콕족'이 확산됨에 따라 시청률 역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시청자를 다수 잃었던 SBS '미운 우리 새끼'도 15.5% 시청률을 회복하며 최근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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