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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대한민국이 사실상 멈췄다.
2010년대에 들어서 일일 관객수가 10만명을 넘지 못한 건 9만4906명이 극장을 찾았던 2016년 4월 5일과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멀티플렉스가 들어온 이래 한국 극장이 최고의 위기를 맞았다.
이렇다보니 기대작으로 불리던 '사냥의 시간'과 '콜', 그리고 '결백'의 개봉일이 밀렸다. 인터뷰 등 부대행사도 기약없는 기다림으로 빠져들었다. 뿐만 아니라 방송가도 제작발표회와 기자간담회를 생중계로 변경하며 취재진들과의 만남을 최소화하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2'의 제작발표회도 3월로 예정했으나 온라인 생중계로 변경했다.
하지만 반전도 있다. 현장과 안방은 또 달랐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TV 시청률이 의외의 호사를 누리고 있다.
특히 방송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청자들의 '집콕'(집에 콕 박혀서 나오지 않다)이 이어지자 곧바로 시청률의 급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시청률과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객관적인 지표는 마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공포가 현실이 된 후 각종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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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은 고공행진의 연속이다. 25일 종영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례적으로 5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1.1%, 25.4%, 27.1%를 기록했다.
또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그동안 20%대에 머무는 등 KBS 주말드라마 치고는 '저조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졌다. 상승세를 거듭하며 최근 방송분은 30.6%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확실한 특수'를 누렸던 작품도 있다. 최근 나란히 종영한 tvN '사랑의 불시착'과 SBS '스토브리그'는 최종회에서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퇴장했다. 드라마의 매력도 확실했지만, '집콕' 본능이 이 두 드라마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사랑의 불시착'은 최종회 21.7%를 기록했고, '스토브리그'는 19.1%로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해 '폭망'의 길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tvN 드라마왕국을 다시 재건한 작품이자, '도깨비'(20.5%)의 역대 tvN 시청률 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만 '사랑의 불시착'이 '도깨비'보다 더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었는지는 물음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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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가도 '꿈의 시청률'을 하나씩 경신하고 있다. 현재 시청자들 사이에서 '원픽이 누구냐'는 말이 인사말이 된 '미스터트롯'은 '무한도전'을 넘어서는 꿈의 시청률 30.4%(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했고, '집콕족'이 확산됨에 따라 시청률 역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시청자를 다수 잃었던 SBS '미운 우리 새끼'도 15.5% 시청률을 회복하며 최근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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