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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지난 4일,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 연출 박현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에이스팩토리)가 완벽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나아갔던 지난 8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 소포모어 징크스 깼다! 이수연 작가X박현석 감독의 저력
'비밀의 숲2'가 지난 시즌과 결이 달랐던 이유는 모든 사건들이 어쩌면 사소하다 지나쳤을지 모르는 사고가 씨앗을 뿌렸고, 그 씨앗이 짙은 안개 속에서 숲을 이뤄가고 있었다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었다. 모든 비리는 '밥 한 끼'에서 비롯된 것처럼 이번에도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했던 '통영 사고'에서부터 시작됐고, 이는 서동재(이준혁) 실종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돌아왔다.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한 커플이 해안 출입통제선을 끊었고, 그 후 대학생 두 명이 바다에 들어갔다 빠져 죽었다. 하지만 모두가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통영 사고'는 사실은 따돌림에 의한 '살인 사건'. 전관예우를 하지 않고 세세하게 검토만 해봤어도, 통영 유가족의 말을 그냥 넘기지만 않았어도, 대학생 세 명이 같이 찍은 사진을 유심히 보기만 했었어도 서동재 실종이라는 비극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었다. 전 지검장의 사망 역시 마찬가지. 이 사건에 연루된 우태하와 전 정보국장 김명한(하성광)이 하나같이 내놓은 변명은 "누군 안 그래? 그 상황이면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 것"이었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비밀의 숲'은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원칙을 무시하고 침묵한 평범한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모여 만들어낸 부산물이었다.
#. "침묵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 침묵해선 안 되는 이유
이렇게 '비밀의 숲2'는 "침묵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사소하게 여기고 넘긴 일들이 어떤 나비효과로 되돌아오는지를 보여줬다. 황시목과 한여진은 그래서 침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소하다고, 그 상황에서 백이면 백 누구나 다 그런다고 넘겨버리며 합리화하는 순간,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강력한 면죄부가 생긴다. 또 다른 최빛이, 또 다른 우태하가, 또 다른 이연재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이유였고, 황시목의 말처럼 그로 인해 생긴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은 채 아주 길게 남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뉘우치지 못한 우태하가 되고, 누군가는 반성한 최빛 혹은 강원철이 되느냐를 결정 짓는 건 '나부터 안 그러면 된다'는 마음 가짐 아래 진리를 좇아 매진하고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비밀의 숲2'가 예리한 통찰력을 통해 전한 묵직한 화두이자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한 줌의 희망이었다.
#. 숨소리조차 차원이 달랐던 '비밀의 숲2'만의 연기 향연
이렇게 묵직한 화두를 완성한 건 '비밀의 숲2'를 이끌어 나간 조승우, 배두나, 전혜진, 최무성, 이준혁, 윤세아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의 향연이었다. 이들은 숨소리조차 달랐던 연기로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선사했다. 진실을 좇아 원칙과 정의를 향해 달려나간 조승우와 배두나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연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침묵하는 자'였던 전혜진과 최무성은 대립하면서도 규합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긴장감을 사실적이면서도 강렬한 연기로 극대화 시켰다. 밉상인 캐릭터 설정조차 애정으로 품게 만드는 장악력을 가진 이준혁은 마지막 회에서 기적적으로 눈을 뜨며 단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었다. 남편의 죽음에 이어 한조의 새 수장으로 거듭난 윤세아는 이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꼿꼿함을 잃지 않으며 중심을 잡아나갔다. 이 밖에도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의 최애캐로 거듭났던 동부지검장 강원철 역의 박성근, 법제단 김사현 부장 역의 김영재, 용산서 강력3팀 최윤수 팀장 역의 전배수 등 탄탄한 연기로 극을 빈틈없이 채워준 이들의 열연은 매 순간을 명장면으로 만들어내며 매회 감탄과 호평을 이끌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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