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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극장가를 표류했던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 '승리호'가 전화위복으로 넷플릭스를 선택, 고행을 끝내고 전 세계 190여개국에 출항을 예고했다.
18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 생중계 채널을 통해 우주 SF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 영화사 비단길 제작)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허술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갖춘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김태호 역의 송중기, 한때 악명 높은 우주 해적단의 선장이었지만 현재는 신분을 바꾼 후 승리호를 이끄는 리더가 된 장선장 역의 김태리, 왕년에 갱단 두목으로 지구를 주름잡았지만 지금은 우주 개털로 승리호의 심장인 엔진실을 제어하는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의 진선규, 재활용 센터에서 장선장이 주워 온 군사용 로봇이자 승리호의 작살잡이 업동이 역의 유해진, 그리고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특히 '승리호'는 '충무로 대세' 송중기, 김태리는 물론 '믿고 보는 배우' 진선규, 유해진까지 총출동한 '황금 라인업'을 과시하며 올해 추석 기대작으로 등극했다. '군함도'(17, 류승완 감독) 이후 3년 만에 '승리호'로 스크린에 컴백한 송중기는 냉정해 보이지만 따뜻하고, 허술해 보이지만 천재적인 실력을 갖춘 복합적인 캐릭터를 구축했고 또 김태리 역시 '승리호'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매 순간 파격 변신을 시도하는 '천의 얼굴' 진선규와 유해진 역시 '승리호'로 역대급 변신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는 중. 무엇보다 유해진은 한국 영화 최초 모션 캡처 연기를 소화해 눈길을 끈다.
앞서 '승리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여러 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결국 극장 개봉을 포기, OTT(Over-The-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를 선택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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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송중기는 "'승리호'는 우주 청소부를 다룬 작품이다. 2029년을 배경으로 지질한 오합지졸 4명의 우주 청소부가 지구를 지키게된 우주 활극이다"며 "처음 태호를 떠올렸을 때 자포자기 같았다. 그 당시 송중기와 태호가 비슷했던 것 같다. 태호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고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너무 사랑스러운 승리호의 크루를 만나면서 삶의 끈을 부여잡을 것 같은, 또 용기와 의지를 갖게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크루가 태호를 많이 도와준 것 같다. 그런 대비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성희 감독이 10여년 전 '늑대소년'(12)을 같이 촬영할 때 '승리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그때 '재밌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이후 10년 뒤 제안을 받았을 때 막연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전 아이디어가 굉장히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그는 "조성희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인데 한 번도 깨끗한 역할을 주지 않더라. '늑대소년' 때는 흙을 묻혀야 했다. '승리호'는 겉모습은 깔끔하지 않지만 내면적으로는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래서 조성희 감독의 작품을 애정한다. 또 배우들끼리 진심이 통한 현장이었다. 무엇보다 정말 좋았던 현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늑대소년' 이후 조성희 감독과 두 번째 만남에 대해 "'늑대소년' 당시 철수 역을 연기했다. 지금도 가끔 '철수는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냐?'라는 질문을 받는데 내게 조성희 감독은 그런 사람이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처음 봤을 때와 똑같은 사람이다"며 조성희 감독을 향한 신뢰를 전했다.
조성희 감독 또한 "송중기는 '늑대소년'과 같이 어마어마한 친화력과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다. 마음적으로 의지를 했던 사람이다. 현장에 송중기가 있으니 마음 편하게 연출하자고 생각했다"고 우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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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장선장 역을 맡았다. 가슴에 무언가를 품은 채 승리호 팀과 우주 쓰레기를 찾아 나선다. 실제로 장선장과 전혀 닮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맛이 있지만 장선장은 카리스마가 강력하다. 연기하면서 세 배우에게 소리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짜릿했다. 동료들이 열심히 해줘서 나도 몰입할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진선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캐릭터인 타이거 박을 연기했다. 승리호의 살림꾼이었다. 실제로 배의 엔진실에서 촬영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스태프 모두 소리가 안들려 고생했다. 액션과 컷 소리가 안 들려 직감으로 연기해야 했다. 그곳에서 만큼은 내가 제일 고생한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유해진은 "업동이는 로봇이지만 로봇 같지 않은 로봇이다. 승리호에서 회계를 담당하고 있지만 계산에 밝지 않다.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정이 있는 로봇이다. 수다도 많고 귀여운 로봇이다. 또 꿈을 이루고자 한 욕망도 있다"며 "아무래도 모션 연기를 했고 내 목소리도 들어가서 그런지 나와 캐릭터가 많이 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에서 주로 이뤄졌던 모션 캡처 연기를 시도한 것에 대해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다. 나도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함께 한 배우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내가 있는 상황에서, 또 반대로 없는 상황에서 두 번씩 촬영했다. 나는 모니터를 볼 필요가 없었다. 이후 시사하러 갈 때 정말 많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승리호'의 빌런, 설리반 역의 리처드 아미티지는 영상을 통해 "이 자리에서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제작자 김수진 대표와 조성희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나를 불러주고 새로운 나라의 모든 것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국 영화계가 자랑할 만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다. 배우들 모두 환영받았다고 느끼게 해줬다"고 마음을 전했다.
조성희 감독은 "10년 전 우연히 우주 쓰레기에 대해 친구로부터 듣게 됐고 그때 이후 조금씩 다듬어 '승리호'를 만들게 됐다. 이 배우들이 선택해줬기 때문에 '승리호'를 만들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마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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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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