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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가장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은 배우 염혜란(45)은 오랫동안 공들여 쌓은 무너지지 않는 공든 탑이다. 2000년 연극 '최선생'으로 연기를 시작해 올해 21년 차 내공을 쌓은 그는 한결같은 뚝심과 철저한 자기반성, 겸손한 태도까지 배우가 가져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춘 완벽한 '믿고 보는' 배우다.
특히 '빛과 철'은 '대세' 염혜란의 인생작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영화 '증인'(19, 이한 감독) '이웃사촌'(20, 이환경 감독)과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최근 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등을 오가며 보여준 끝없는 연기 변신을 시도한 염혜란은 동물적 감각과 오랜 연기 내공으로 '빛과 철' 속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고 평단과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대세 배우'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염혜란은 '빛과 철'로 지난해 열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부문 배우상을 수상하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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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은 '빛과 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시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시은과 첫 대면에서 장면적으로도 긴장해야 했고 김시은이란 배우 자체가 '독립영화계 전도연'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센 이미지가 있어 더 긴장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허당 매력이 많더라. 현실에서 봤을 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연기할 때 집중력이 좋고 그 마스크가 너무 좋다. 이 영화는 '김시은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의 연기가 너무 좋고 조용한데 단단하고 폭발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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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은 자신의 인생을 바꾼 또 다른 '인생작'에 대해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그는 "동백꽃 필 무렵은 배우의 자존감을 많이 높여준 작품이다. 그 작품을 선택하기 전에는 내가 만든 편견이 가장 단단하고 높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그 작품을 선택하기 전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 연기를 만족해서가 아니라 도중 하차 당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다는 지점에 만족감이 있었다. 스스로 내 이미지를 고정시켜왔던 것 같다. 그 작품 이후로 성장한 것 같다. '동백꽃 필 무렵' 이후 지금까지 너무 다양한 역할을 받았다. 복을 받았다. 전혀 다른 장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내 목표는 보는 이들이 내 연기를 보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그 장소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끼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평생 연기해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힘을 빼는 연기를 해보는 게 내 최고 목표다"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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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보통은 연극 연기를 하다 매체(영화, 드라마) 연기를 하면 '성공했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런 말이 나 같은 배우들에게는 상처를 준다. 연극을 할 때는 성공을 못 했다고 생각하는 거 같더라. 그런 프레임으로 안 봤으면 좋겠다. 매체 연기를 진출하지 못해 연극을 한 것은 아니다. 연극 무대로 시작해 열심히 내공을 쌓았고 운이 좋아 좀 더 다양한 무대의 기회가 많이 주어진 것이다. 연극하는 후배들이 그런 편견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염혜란, 김시은, 박지후 등이 출연하고 '곡성' '시체가 돌아왔다' 연출부 출신 배종대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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