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할리우드 홀릭"…'기생충'부터 '미나리' '노매드랜드'까지, 亞영화 전성시대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1-03-11 12:3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위기는 곧 기회다.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향한 관심과 시선이 아시아 영화로 쏠리고 있다.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을 일으킨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19)을 시작으로 올해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돈 홀·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감독) '미나리'(정이삭 감독) '노매드랜드'(클로이 자오 감독)까지 아시아 감독과 아시아 배우, 아시아 이야기가 할리우드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기생충'은 2019년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곧바로 그해 5월 30일 국내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여기에 멈추지 않은 '기생충'은 미국 배급사 네온(NEON)을 통해 2019년 10월 11일 북미에서 정식 개봉,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제72회 미국 작가조합상(WGA) 각본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각본상, 그리고 대망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국제영화상·각본상까지 휩쓸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이렇듯 '기생충'은 아시아 영화와 배우, 감독의 세계화에 물꼬를 튼 유의미한 작품으로 남게 됐고 이후 더 많은 아시아 영화들이 할리우드에서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부분이 제작이 지연되고 개봉이 연기되면서 예상치 못한 공백이 생겼다. 이를 중·소 규모의 웰메이드 비주류 영화들이 채우면서 다양한 국가의 영화들이 조명받았고 '기생충' 효과로 아시아 영화인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미나리' 역시 '제2의 기생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는 물론 북미, 나아가 전 세계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작품이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을 주축으로 국내 배우로는 한예리와 윤여정이 가세했다. 또 다른 한국계 미국 배우 앨런 김, 노엘 조가 출연했고 한국계 미국 감독인 정이삭 감독이 자신의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든 자전적 이야기의 작품이다. 11일 기준 전 세계 180개 노미네이트, 90관왕 수상 기록을 세우고 있는 '미나리'는 최근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해 많은 이슈를 낳았고 내달 열리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유력한 주요 부문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이민 1세대 한인 가정의 소박한 이야기가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강력한 울림을 만들며 큰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비단 '미나리'뿐만 아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역시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한 세계로 관심을 끌었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다. 켈리 마리 트란, 아콰피나, 산드라 오, 대니얼 대 킴, 젬마 찬 등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고 '모아나' '빅 히어로' '곰돌이 푸'의 돈 홀 감독과 '썸머타임' '블라인드스포팅'의 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중국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아시아계 배우 아콰피나가 사수 목소리 연기에 나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또 '겨울왕국' '라푼젤' '주토피아' '모아나' 등 디즈니의 주요 작품에 참여한 한국의 최영재 애니메이터가 주도한 작품으로 아시아 영화인들의 활약이 돋보인 작품으로 많은 화제를 만들었다.


'미나리'와 함께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거듭난 '노매드랜드'도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의 연출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노매드랜드'는 한 기업 도시가 경제적으로 붕괴한 후 그 곳에 살던 여성이 평범한 보통의 삶을 뒤로하고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프란시스 맥도맨드, 데이빗 스트라탄이 출연했고 '로데오 카우보이' '도터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열린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 베니스영화제 사상 역대 두 번째 여성 감독의 황금사자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또 지난달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로 작품상과 감독상을 석권해 다시 한번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렇듯 '노매드랜드'는 '미나리'와 함께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아시아 영화인들의 대표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