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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노던크로스·GDH 제작). 극중 대를 이어온 무당 님 역을 맡은 배우 싸와니 우툼마(50)가 8일 오전 한국 취재진들과 화상 라운드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극중 싸와니 우툼바가 연기하는 님은 바얀 신을 섬겨온 가문의 대를 이어 무당이 된 인물. 신내림을 거부한 언니대신 선택을 받아지금은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깃든 병을 치유하는 무당으로살아가고 있던 그는 형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이것이 '마티얌', 즉 신내림과 관련되어 있다고 의심하고 조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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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태국의 무속신앙을 다룬 영화를 한국 관객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기뻐하며 "한국에서 이런 대단한 성과를 거둘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한국 분들이 관심있게 봐주셔서 기쁘다. 태국의 무속신앙을 이해해주신건 우리가 모두 아시아인이고 문화적으로 비슷한 모습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당이 인간과 인간이 알 수 없는 신적인 존재를 연결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시아가 아닌 여러 나라에서도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터뷰 내내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 대한 열렬한 믿음과 애정을 드러낸 싸와니 우툼마는 "감독님의 전작에서는 제가 단역이라 하루 밖에 촬영이 없었다. 그런데 제가 워낙에 감독님의 팬이라서, 제가 배우 외에 영화 스태프로도 일한 적이 있어서 감독님을지켜 본적이 있다"라며 "감독님은 의사전달을 굉장히 정확하게 하시는 분이다. 배우 뿐만 아니라 모든 팀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매우 명확하게 해주신다. 그래서 저도 연기를 할 때 명확하게 이해하고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촬영 현장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와 함께 이야기 하시면서 큰 도움을 주셨다. 정말 정말 감사하다. 감독님의 정말 팬이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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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무당 역을 맡은 그는 "'랑종' 출연 전에 무당 역은 해본 적은 있다. 그런데 반종 감독님의 제안을 받고는 기존에 제가 맡은 무당 역과는 차원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워낙 실력이 있는 분이니까. 시나리오를 보니 역시 그 전의 무당 캐릭터와는 완전히 달랐다"고 강조했다.
무당 캐릭터의 준비 과정에 대해 묻자 "님이라는 역할이 무당이기 때문에 무당에 대한 리서치가 필요했다. 제가 수년전에 태국에서 믿을 만한 무당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경험과 유튜브를 통해 찾아본 무당에 대한 정보를 활용했다. 거기에 플러스 님이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행동이나 사연을 캐릭터에 적합하려고 연구했다. 어려웠던 건 주문이었는데 태국 무당은 기도문을 외울 때는 태국어가 아니라 산스크리트어로 한다. 저는 산스크리트어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그 부문에 대한 공부를 해야 했다. 감독님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회의해 나갔다"고 답하고는 "그런데 제가 기도문을 너무 잘 읽어서 제가 진짜 귀신을 부르게 될까봐 무섭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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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와니 우툼마는 영화 후반부 무당 님이 신에 대한 믿음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에 대해 묻자 "그 장면은 제가 이 영화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라면서 그 장면의 대사가 여러 의미로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도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 님이라는 캐릭터가, 신내림을 받게 된게 본인이 받고 싶어서 받은게 아니다. 그런데 신내림을 받은 후에 가족들과 동네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게 되서 기뻐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후에 가족을 도와줄 수 없게 되자 신에 대한 원망이 생긴 인물이라고 해석했다"고 자신만의 생각을 설명했다.
'셔터' '랑종' 등 귀신과 빙의를 다룬 공포 영화를 연출했음에도 귀신을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감독님께서는 그런 존재를 안 믿는다고 하셨지만 저는 귀신을 100%로 믿는다. 저는 이 세상에 인간 외에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다. 그게 신일 수도 있고 귀신일 수도 있고 악령일 수도 있다고 믿는다. 본인의 유명세와 금전을 위해 무당, 무속인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지만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무속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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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랑종'은 '곡성'(2016) '황해'(2010) '추격자'(2008)를 연출한 나홍진이 제작가 원안을 맡았다. 니릴야 군몽콘켓, 싸와니 우툼마, 씨라니 얀키띠칸 등이 출연한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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