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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그가 연기하는 준경은 마을 역에 기차역 하나 짓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고등학생이다. 청와대에 요청 편지를 보내지만 답장 한번 받은 적 없는 그는 친구인 라희(임윤아)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 위해 대통령배 수학경시대회까지 도전한다. 한편, 무뚝뚝하고 냉정한 원칙주인 기관사인 아버지 태윤(이성민)과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언제나 자기의 곁에 있어주는 친구 같은 누나 보경(이수경)을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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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촬영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박정민은 "배우들끼리 호흡도 정말 좋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하는게 인터뷰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릴까봐 오히려 조심스러울 정도로 좋았다. 작년 여름 촬영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이상하다. 정말 너무 좋았다. 사실 저는 제가 나온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못하는데, 이 영화는 촬영할 때 함께 만들었던 기억 때문에 조금 더 마음이 좋더라. 소풍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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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독특한 봉화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제가 사투리 연기를 안해본 건 아니지만, 사투리가 엄청 중요한 영화를 해본 적은 없다.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입을 연 박정민은 "우리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사투리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더라. 그래서 사투리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처음에는 '이거 안되겠는데?'라며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대구 사투리 같은 걸 해보는게 어떨까 생각까지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렇게 하면 그 지역 사시는 분들이 실망하실 것 같더라. 그래서 이 사투리를 구사하는데 최대한 노력을 해보자 싶었다. 사투리 선생님도 따로 계셨고 영주나 안동에 가면 문화원이 있는데, 그 문화원에 가서 대본 검수도 받았다. 주연 배우들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대사까지 다 녹음을 해주셨다. 안동 문화원에서 1년에 한번 사투리 경연대회를 하시더라. 거기서 1등하신 분을 찾아뵙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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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성민을 진짜 아버지처럼 느끼며 연기했다는 그는 "이성민 선배님은 정말 주변 사람들을 너무 잘 챙기는 분이다. 모든 스태프들에게도 마음을 쓰시는 분이다. 현장에서 근엄한 모습으로 계신다기보다는 어린 후배들과 농담도 많이 해주려고 하시고, 아이스브레이킹을 본인이 직접 하려고 하시는 분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선배님을 더 좋아하게 됐다. 제가 어릴 때 차이무에 잠깐 스태프로 있으면서 선배님을 보고 정말 많은 걸 보고 배웠었다. 그 시절에 제가 느꼈던 감정들을 선배님께 조금씩 내비치기도 했었다. 그러다보니까 어느 순간 진짜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말 우리 아버지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이성민 선배님과 저희 아버지는 엄청 다른 사람이다. 그런데 성민 선배님이 극중 연기하시는 무뚝뚝한 태윤과 제 아버지는 너무 닮았다. 그냥 무뚝뚝하게 '밥 묵자' 이런 태윤의 모습이 저희 아버지와 닮았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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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의 연기에 대해 감탄했다는 박정민은 "이런 단어가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수경이의 연기에서 나오는 당돌함 당당함 같은 게 너무 좋더라. 정말 겁이 없는 연기를 하더라. 그래서 내가 저걸 받아주지 않으면 수경이에게도 손해고 나에게도 손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아기자기한 귀여운 로맨스를 펼친 임윤아에 대해서는 "사실 윤아씨는 제 마음의 스타였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윤아씨에게 다가가서 어떻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그런데 촬영장에서 만나보니 윤아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하는 어떤 장난을 재미있게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더라. 그래서 더 가까워졌고 전혀 어색함 없이 촬영할 수 있었다. 정말 급속도로 빨리 친해졌다. 현장에서도 정말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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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 마다 극찬을 받으면서도 "매 테이크 마다 내 연기에 좌절한다. 좌절이 취미다"고 말하는 박정민. 그는 "사실 좌절을 해야 그 안에 더 좋은게 나오고 동굴을 파고 들어가야 더 좋은게 나온다고 믿었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기적'이 내 생각을 많이 바꾸게 해줬다. 내가 굳이 우울해 하지 않아도 좋은 영화는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고 말했다.
'기적'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의 3년만의 신작이다. 9월 1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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