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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이끈 게임으로 남고 싶다."
수집형 턴제 RPG라는 결코 새롭지도 그렇다고 메인 장르도 아니었지만, 다양한 스킬과 속성의 조합에서 파생된 메타는 유저들에게 마치 퍼즐 게임을 푸는 듯한 재미와 신선함을 주며 '서머너즈 워'가 이런 종류의 게임을 대표하는 일종의 대명사가 된 것은 매출 기록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IP가 지닌 엄청난 후광 효과와 더불어 국내에선 여전히 가장 파워풀한 장르인 MMORPG를 결합한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는 16일 '크로니클'의 출시를 앞두고 지난 4일 컴투스 본사에서 만난 이주환 컴투스 공동대표의 말과 표정에서 부담감과 자신감이 교차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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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니클'은 개발 기간만 거의 5년이 걸렸다. 이주환 대표는 "성공한 IP, 여기에 MMORPG를 결합하는데 형태적이나 시스템적으로 엄청난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서머너즈 워' IP의 재미를 MMO에서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3종의 소환사, 350종의 소환수의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무수한 조합을 근본으로 삼은 이후엔 일사천리로 콘텐츠를 개발하게 됐다"며 "원작의 빅히트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IP의 익숙함과 차별화를 함께 전달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MMORPG가 국내를 중심으로 하는 주로 아시아권에서만 인기가 높은 장르라는 점, 여기에 '서머너즈 워'가 국내보다는 글로벌에서 더 큰 인기가 높다는 저마다의 한계와 아쉬움이 함께 담겨 있었다. '크로니클'을 우선 국내에만 출시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MMORPG에 대한 이해도와 피드백에서 단연 한국 시장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크로니클'을 국내 유저들에게 먼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시작해 국산 MMORPG 가운데 특히 북미와 유럽 등 서구 시장까지 두루 인기를 모은 작품이 사실상 없었다는 점도 '크로니클'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이 대표는 "'서머너즈 워'의 성공을 통해 글로벌한 감성, 그리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취향을 담아내는 방식을 나름 알게 됐다. 또 8년간 글로벌 퍼블리싱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했다. '크로니클'이 국산 MMORPG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원"이라며 "'서머너즈 워'가 그랬듯 더 나아가 장르의 시초, 리더가 되는 게임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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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게임이다
이 대표는 '크로니클'의 개발 철학을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로 설명했다.
게임은 당연히 즐기는 콘텐츠이기에 다소 생뚱맞은 명제라 할 수 있지만, 이 말 속에는 자동사냥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이 일반화 된 기존 모바일 MMORPG과 차별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분명 공략 루트와 메타가 있지만, 캐릭터의 스킬과 던전의 특성을 파악해 자신만의 덱과 조합 등 다양한 전략으로 헤쳐나가는 쾌감은 분명 크다고 할 수 있고 게임을 즐기는 가장 큰 목적이라 생각한다"며 "소환수 획득 정도가 유료화 모델이고, 장비 획득은 파밍과 득템 등 유저의 노력과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게 설계한 이유다. 과금을 하면 확실한 만족감을, 그리고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전략으로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크로니클'이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게임인데다, 향후 X박스 등 콘솔 장르로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유저가 참여할 모바일 플랫폼에선 수동 조작의 한계는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물론 필드 사냥 등은 자동 조작으로 가능하지만, 컨트롤의 재미 즉 '하는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드리고 싶다"며 "기존의 '문법'을 따라가지 않거나 혹은 마이너 장르라고 생각했던 외산 게임들이 큰 인기를 모은 것에서 보듯 국내 유저들도 이제는 '크로니클'과 같은 다양성을 지닌 작품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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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그 이상의 가치
'크로니클'은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첫 MMORPG라는 상징성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선 컴투스가 '서머너즈 워'를 확장하는 거대한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로니클'은 세계관의 가장 앞선 시대를 담당하는 동시에 시나리오의 틀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현재 컴투스가 '서머너즈 워'로 겨루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 'SWC'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는데, '크로니클'는 나름의 장점을 활용해 이를 풍성하게 만드는 콘텐츠로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컴투스 그룹이 블록체인 플랫폼이자 가상자산인 C2X를 활용해 이른바 P2O(Play to Own·플레이를 하며 결과물도 소유)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크로니클'은 단연 선봉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돼 성공적인 e스포츠 대회로 자리잡았다. '크로니클'은 동기화 된 PvP 구조, 여기에 SWC라는 브랜드가 있기에 e스포츠로의 확장시킬 훨씬 유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P2O 게임에 대해선 메인넷과 코인 설계, 밸런스 유지, 외부 효과 등 도전적인 과제가 상당히 많았지만 충분히 준비를 하고 있기에 글로벌 출시를 할 때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대응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에 입사, 인수한 회사인 컴투스로 옮겨 '서머너즈 워'를 서비스하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는 이 대표는 "정량적인 목표라면 국내 매출 상위 5위 안에 드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나의 '인생게임'이 된 '서머너즈 워'처럼 '크로니클'도 전세계 유저들에게 오랜 기간 함께 하는 친구와 같은 게임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