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신현준이 말하는 대로 이뤄내는 기적을 보여줬다. 조선 최고의 살수이자 뛰어난 검술 실력의 소유자 이난을 연기하며 환갑 전 액션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현실로 이뤄냈기 때문.
22일 개봉한 영화 '살수'는 혼돈의 세상,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앞에 놓인 조선 최고의 살수 이난의 이야기를 그린 조선 액션 활극이다.
지난 20일 스포츠조선과 만난 신현준은 "사실 어딜 가서 나이 이야기 하는 게 조금 부끄러울 수 있는데 제 나이에는 너무나 힘든 촬영이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 신이 많았고, 농담이 아니라 70~80명을 상대로 격투신을 찍어야 했다. 리허설 때 이미 부상을 당한 채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부여 바닷가 앞에서 촬영하는 신은 너무 춥고 힘들었다. 특히 날씨가 추울 때 다치면 더 아프고 잘 낫지도 않는다. 당시 촬영 일정이 체력이나 부상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어쩌면 액션 영화를 촬영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든 게 당연한 건데도 '이렇게까지 힘들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촬영 과정을 떠올렸다.
이어 본인의 결과물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만족한다. 딱 완성된 결과물을 확인했을 때 단순히 좋았다기보다는 해냈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다"며 "촬영 중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서 주사까지 맞아가면서 연기를 했는데, 화면 속에 제 모습을 보니 아픈 티가 하나도 안나더라.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캐릭터를 더 멋있게 그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사진 제공=TCO㈜더콘텐츠온
신현준은 환갑이 되기 전 액션 영화에 꼭 도전하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톰 크루즈가 '탑건:매버릭'에서 굳이 힘들게 하지 않아도 될 연기까지 도전하지 않나. 저도 환갑이 되기 전에 제 나이를 뛰어넘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10년 동안 KBS '연예가 중계'를 진행하면서 운 좋게 많은 해외 스타들의 인터뷰를 보게 됐는데, 그 분들이 저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고 강조했다.
액션신과 더불어 강렬한 베드신에 도전한 신현준은 최근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 아내를 향한 걱정어린 마음을 전하기도. 그는 "시사회 당일에 아내가 무서워서 맨 앞자리에서 영화를 봤다(웃음). 직원 분들이 같이 뒤풀이 회식 가자고 하는데, 아내가 '내 차 타고 가'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아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아내가 베드신이 꼭 작품에 필요한 장면이었냐고 자기는 이해 안 간다고 하더라. 그 이후로 아직까지 집에서 따뜻한 밥을 못 먹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 제공=TCO㈜더콘텐츠온
한편 신현준은 지난 2021년 54세에 늦둥이 딸을 품에 안아 연예계 딸 바보 아빠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주변 분들이 축하 연락을 주는 게 아니라. 다들 '그게 가능해?'라고 신기해하더라. (김)수미 엄마만 축하 연락을 주셨다"고 웃었다.
또 막내 딸이 태어난 후 이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현준은 "딸 민서가 태어나고 나서 사람을 죽이고 제 손에 피를 묻히는 연기를 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 혹여나 천사 같은 내 딸한테 나쁜 기운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했다. 촬영이 끝나면 민서가 보고 싶은데 집에 와서 안 볼 수도 없고, 집에 올 때마다 자꾸만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아마 자식을 키우는 배우들은 다 제 마음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코미디 장르부터 액션 연기까지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대학생 때 운 좋게 데뷔를 해서 아직까지 관객 분들의 사랑을 받고 영화를 찍고 있다. 20-30대 시절에는 멋있고 영웅스러운 역할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면 40대부터는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군의 아들'을 찍고 나서 SBS 모닝 와이드에서 첫 인터뷰를 했는데, 그 당시 제 얼굴에 책임질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나서 딱 40살에 '맨발의 기봉이'를 만나게 됐다. 그걸 보고 주변 친구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냈네. 다음에는 어떤 장르에 도전 할거야'라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60살 전에 '테이큰' 같은 작품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무게감이 달라져서 그런지 표현할 때마다 매번 그림이 달라져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