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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이다가 없다면, 시청도 없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공이 비로소 웃음을 찾을 수 있었던 과거의 드라마들과 달리 이제는 매회 사이다 없는 드라마들은 시청자를 붙잡아둘 수 없다.
심지어 문동은의 모든 복수 과정에서 '합법'의 테두리는 쓸모가 없었고, 법의 울타리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복수는 법과 제도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복수에 대한 사이다를 터뜨렸다.
최근 방영 중인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오상호 극본, 이단 연출) 역시 매회 사이다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인 김도기(이제훈)와 무지개 팀으로 불리는 장대표(김의성), 안고은(표예진), 최주임(장혁진), 박주임(배유람) 등이 의뢰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심지어는 사적인 복수까지 돕는다는 설정의 이 이야기는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까지 승승장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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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실질적인 복수나 매회 등장하는 사이다가 있지 않고는 시청자들을 잡아두기 어렵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로맨스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시청률로서 증명되는 일. MBC '꼭두의 계절'이나 tvN '성스러운 아이돌' 등은 1%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이 안방을 사로잡은 사적 복수와 사이다에 대한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안방을 장악했던 JTBC '재벌집 막내아들'도 주인공인 진도준(송중기)이 위기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순양을 장악해가는 모습이 시원함을 선사했고, SBS '법쩐'도 자신을 무너뜨린 법과 돈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또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인생 2회차를 살아가며 악에 대응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사이다'는 이제 시청자들을 잡아두는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고난과 역경을 견디는 주인공보다는 타격감과 쾌감을 주는 주인공들이 살아남는 시대인 것. 로맨스 드라마로 전국을 강타했던 김은숙 작가도 자신이 만든 복수극 '더 글로리'에 대해 "사이다, 마라 맛"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할 정도로 드라마의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