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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생전 처음 보는, 낯설디낯선 기묘한 영화의 탄생은 영화계에 큰 폭탄을 투척했다. 혼돈 그 자체였던 초반 혹평도 잠시, 그 어렵다는 깨진 계란 붙이기에 성공한 코미디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 제작)가 극장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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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도핑 테스트가 시급하다' '혼란 그 자체' '소송 걸고 싶을 정도' '연대 보증 없이는 찍을 수 없는 요상한 영화' 등 혹평이 이어진 것. 혹평은 고스란히 평점으로 반영됐다. 관객 지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CGV 골든 에그지수는 개봉 첫날 61%라는 충격의 수치를 보였고 깨진 계란으로 '킬링 로맨스'를 두 번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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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선균도 뒤지지 않았다. 데뷔 이후 가장 파격적이고 코믹한, 망가짐을 불사하지 않았던 이선균은 일단 상의 탈의한 근육질 CG 몸매로 시선을 장악한 나르시즘 포스터부터 확실하게 서포트했다. 여기에 '킬링 로맨스'만의 독특한 상영회에 참여하며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 이하늬가 '여래바래'로 입소문을 내고 있다면 이선균은 '존나바래' 팬덤으로 입소문에 부채질하고 있다. 두 사람은 22일 JTBC '뉴스룸' 초대석에도 동반 출연해 '죽여주는 홍보'로 관객의 표심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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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킬링 로맨스'는 '중꺾마'의 정신으로 철옹성 같은 관객의 마음에 돌을 던졌고 결국 관객도 조금씩 '킬링 로맨스'의 병맛 세계관에 스며들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이원석 표 코미디가 뒤늦게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킬링 로맨스'는 개봉 6일째인 지난 19일 마침내 CGV 골든 에그지수 70%를 기록했다. 61%로 시작해 70%까지 무려 9%를 거슬러 오르는 관객 평점 역주행을 기록했다. CGV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평점 역주행을 기록 중이다.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 관람 당시 낮은 점수를 남겼던 관객들이 시간이 흐른 후, 뇌리에 맴도는 OST '행복'과 '여래이즘'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점수를 수정했다는 고백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객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킬링 로맨스' 웃음 주문에 걸리는 사람과 '행복' 주문에 걸리는 사람. 둘 중 하나는 무조건 걸린다'라며 강력한 '킬링 로맨스'의 중독성을 찬양했다.
치약맛 민트초코와 같은 '킬링 로맨스'의 흥행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MZ세대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한 '킬링 로맨스'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미친 텐션의 영화로 관객에게 시나브로 젖어 드는 데 성공했다. 치약 맛이 나는 민트초코도, 샤이니의 ' Ring Ding Dong'도 처음에는 그랬다. '이게 뭐야?' 싶지만 집에 와서 보면 자꾸만 생각나는, 독특한 중독성이다. '킬링 로맨스' 역시 치명적인 중독성으로 관객의 애증을 유발하며 계속해서 극장가 화제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