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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2: 영혼파괴자들'이 필리핀 마약왕으로 알려진 닉네임 '전세계' 박왕열과 점차 어려지는 중독 연령에 대해 조명한다.
드로퍼는 미리 분배한 마약을 공용 화장실 휴지함 안, 실외기 밑 등 실생활에서 흔히 보이고 신경 쓰지 않는 장소에 은밀하게 숨겨두고 사진을 찍어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리는 일을 한다. 지난 23년 3월, 경상남도 경찰청에서는 드로퍼 일당 18명을 검거해 무려 1,600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필로폰 50g을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개인 아르바이트였던 드로퍼는 이제 운영방식을 바꿔 점조직의 '정직원'으로 고용돼, 입사 후 10일간 수습 기간을 거치는 등 나름의 내규와 퇴직금까지 지급하며 점차 기업화되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거기다 드로퍼로 검거된 이들 중에도 청소년이 있어 충격을 선사했다.
2020년 10월에는 경상남도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서 대기업 창업주 손녀 황 씨에게 마약을 유통한 국내 총책 '바티칸킹덤'을 검거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무성한 소문과 반대로 검거된 바티칸킹덤은 전과도 없던 20대 평범한 청년이었고, 호텔 방 안에서 마약에 취해 있었다. 헬스 트레이너였던 바티칸킹덤은 스테로이드제에 입문하려다 마약까지 손을 대며 마약왕 '전세계'에게 발탁돼 평범한 청년에서 마약 조직의 국내 총책이 되고 말았다. '전세계'의 본명은 박왕열로 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카지노'등의 모티브가 된 실제 필리핀 살인사건의 범인이었다.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사탕수수밭에서 한인 3명을 총기로 살인해 교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그는 37일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필리핀 교도소에 들어갔다.
현재 박왕열이 재수감된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NBP)는 20년 형 이상을 선고받은 재범자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사실상 특유의 자유성 탓에 '범죄자 마을'에 가까웠다. 여의도 1/2 넓이인 교도소에서는 교도관의 월급을 훨씬 웃도는 뇌물로 당당히 교도소 안에서 마약을 재배하기도 하는 등의 자유를 '구매'할 수 있었다. 오혁진 일요시사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박왕열이 현재 NBP 내부에서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는 경악스러운 소식이 전해져, 그가 텔레XX을 통해 현재도 다른 닉네임으로 국내 마약을 유통하고 있을 것으로 시사됐다. 필로폰 1g당 44달러(한화 약 6만 원)인 미국이나, 13달러(한화 약 1만 8천 원)인 태국에 비해 한국은 450달러(한화 약 64만 원)으로 고가에 거래돼, 박왕열을 비롯한 마약유통범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지난 3월에는 박왕열 일당이 다시 검거되었고, 박왕열을 포함한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사라 킴', '최 모 씨'까지 작년에 전부 검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랙 2'는 필리핀 내에 수감된 채로 자유롭게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박왕열의 '국내 송환'을 기원하며 마약 공급의 뿌리를 뽑길 염원했다.
한편, 피해자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악랄한 범죄들을 소개하는 범죄다큐스릴러 '블랙2: 영혼파괴자들'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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