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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K팝 대표 아이돌 그룹의 한계는 없다. 데뷔 9년 차에도 더 높이 비상, 계속해서 커리어 하이 행진 중이다.
트와이스도 마찬가지다. 트와이스도 데뷔 9년 차에도 자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3월 발매한 미니 12집 '레디 투 비'가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200'에서 2위를 기록했는데, 앞선 전작들 기록 72위-6위-3위에서 차근차근 올라온 트와이스의 계단식 성장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해당 음반도 초동 65만 장 돌파, 초동 기록 역시 짜릿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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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차인 방탄소년단은 멤버 지민과 슈가가 첫 솔로음반으로 초동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면서, 솔로 가수 초동 새 역사를 썼다. 아울러 데뷔 8년 차 블랙핑크와 NCT의 성장세도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솔로 가수로 데뷔한 블랙핑크 지수는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초동 신기록을 썼고, NCT도 최근 고정 유닛 NCT 도재정으로 K팝 유닛 중 초동 최고 순위에 올라섰다.
특히 K팝 아이돌 수명이 점점 연장된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은다. 과거 1~2세대 인기 아이돌 경우, 평균 활동 기간이 5년 정도로 분석된다. 물론 따로 또 같이 활동하거나, 재결합 등 이슈로 길게 활동을 이어오는 팀들도 있다. 그러나 데뷔 이후부터 전성기 때만큼, 완전체로 활발히 활동하는 '현역' 기준으로는 5년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 다큐멘터리 'SBS스페셜'에서도 구조적인 문제로 아이돌 평균 수명을 5년으로 보고, K팝 시스템과 현실을 조명한 바 있다.
이후 전속 계약 기간 문제로 '마의 7년' 속설이 나오면서,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돌 수명은 7년으로 조금 늘어난 분위기다. 영세한 중소 기획사에서 나온 그룹이 짧은 기간 안에 해체하는 경우도 여럿 있지만, 대중에 이름을 알린 K팝 그룹 기준으로 봤을 때 대부분 전속계약 만료 시점인 7년까지 활동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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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10년을 넘긴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세븐틴, 트와이스, 레드벨벳, 위너, 몬스타엑스 등이 9년 차에도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블랙핑크, NCT 등 8년 차 그룹도 새 기록을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 4세대 아이돌의 라이징 속에도 3세대 아이돌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단순 아이돌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닌, 성적에서 가장 정점인 커리어 하이가 여전히 나와 감탄을 유발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예전에는 5년만 지나도 아이돌로는 노후됐다는 말이 있었다. 특히 7년이 지나 재계약을 해도, 한창때보다는 비교적 완전체 활동이 뜸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이돌로 정점을 찍은 뒤에는 개인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공식처럼 여겨졌었다. 그런데 솔로 활동으로는 아무래도 아예 다른 영역인 배우가 아닌 이상, 가수로는 팀 활동만큼의 성적을 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요즘에는 솔로나 유닛 활동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찍는다. 특히 솔로나 유닛을 할 때도 팀이 먼저야 될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같다. 실제로 인기 그룹들은 각자도생보다는 함께 하는 쪽을 택하는 추세다. 팀 활동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앨범이나 투어 일정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앨범 판매량이나 투어 규모가 예전과 비교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개인보다 팀에 있을 때 수익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달라진 팬덤 문화를 짚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팬덤은 개인보다 팀에서 멤버들끼리 있을 때 나오는 관계성이나 케미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멤버들도 솔로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예전에는 신인이나 라이징한 팀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연차가 어느 정도 찬 팀들에 '입덕'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는 요즘 3세대 K팝 아이돌부터 자체 콘텐츠가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자체 콘텐츠가 쌓여 있으니, 그걸 보고 뒤늦게라도 좋아지는 사례도 많아져 연차가 높아도 커리어 하이가 되는 것 같다"고 첨언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