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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배우 허정민이 무차별 캐스팅 갑질 폭로를 멈추는 것일까. 스스로 폭로글을 모두 자진 삭제했다.
19일 허정민은 SNS에 최근 논란을 일으킨 캐스팅 갑질 주장글을 스스로 내렸다. 10시 현재 2주 전 지인들과 찍은 우정 사진이 마지막 게시물이다.
이에 KBS 측은 "김형일 감독과 허정민 배우가 지난 3월 말 단 한 차례 미팅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극중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작가는 캐스팅에 전혀 관여하지 않음을 밝히며, 배우 본인의 주장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허정민은 10년 전 제작사 대표의 갑질 캐스팅을 추가로 폭로하며 당시 피해를 본 배우가 고규필이라고 실명까지 밝혔다.
그는 "10년 전 이맘때 kbs드라마 미니시리즈 대본 리딩실을 기쁜 마음으로 뛰어갔었다. 이 드라마로 '빚을 갚겠다', '성공하겠다', '내 꿈이 이제 이뤄진다!!!' 했지만 3층 복도에서 낯선 사내가 나와 고배우의 뒷덜미를 붙잡고 구석 골방에 끌고 갔었고 '내가 이 드라마 제작 회사 대표인데 내가 잠깐 해외에 출장 갔을 때 너희 같은 놈들을 감독 마음대로 캐스팅해서 열이 뻗친다' 하더라"라고 10년 전 일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 그리고서는 나의 손때 묻은 대본 고배우의 대본을 그 자리에서 빼앗더니 '이거는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야. 나중에 잘 돼서 다시 와'했다. 나중에 보니 내 역할은 초 머시기 아이돌이 하더라... 힘이 없던 고배우와 나는 kbs 옆 술집에서 엉엉 울며 술만 냅다 들이켰다. 대표라는 놈한테 대본을 뺏기지 않으려는 고배우의 손 떨림을 잊지 못한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허정민은 "그런데 10년이 지났는데 솔직히 나의 작은 돌멩이가 이렇게 크게 될 줄 몰랐어. 하루 종일 어리둥절했어. 근데 뭐 기왕 이리 된 거 그냥 하소연 좀 하려고 적당히 좀 해라 제발.... 그 고배우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배우가 되었고 난 나를 내놓았다"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또 오해영' 송현욱 감독과의 카톡 내용을 공개했다. 허정민이 "저 힘드네요. 살려주세요"라고 힘들어하자 송현욱 감독은 "얼굴보자. 살려줄게"라고 응원했다.
두 사람은 저녁 약속을 잡으며 '또 오해영'으로 다져진 남다른 인연을 드러냈다. 송현욱 감독은 '연애 말고 결혼' '슈퍼대디 열' '또 오해영' '내성적인 보스' '뷰티 인사이드' '우아한 친구' '언더커버' '연모' '금수저' 등을 연출하며 히트작을 꾸준히 내놓은 스타 감독이다. 허정민은 송현욱 감독과 '그 여자의 선택' '연애 말고 결혼' '슈퍼대디 열' 등에서 환상 호흡을 맞췄다.
한편 19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로 데뷔한 허정민은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아이돌 록 밴드 문차일드의 건반을 맡아 활동해 배우와 밴드 활동을 모두 경험했다. 이후 허정민을 제외한 문차일드 멤버들은 새로운 그룹을 결성했고 허정민은 연기자의 길을 택했다. '또 오해영', '고백부부', '그 남자 오수', '백일의 낭군님'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허정민은 최근 '톱스타 유백이' '뷰티 인사이드' '하자있는 인간들' '18어게인' '펜트하우스3' '미남당' '멘탈코치 제갈길' 등 존재감 있는 감초 조연으로 꾸준한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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