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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제작 스튜디오S, BA엔터테인먼트)가 상상도 못했던 전개로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김태리가 죽은 아버지 진선규의 귀신과 만난 것. 딸에게 불길한 물건을 남겨 악귀에 붙게 만든 장본인, 진선규가 왜 김태리 앞에 나타났는지, 의문이 폭주했다.
산영과 해상은 이씨 할아버지(문창길)로부터 연락을 받고, 트라우마를 진정시킨 태영(이하은)과 만났다. 태영은 1년 전쯤 요양병원으로 할아버지를 찾아왔다는 강모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강모가 할아버지에게 "어린 여아 실종 2주 경과"란 오래된 신문 기사를 보여주며 '여아'가 누구인지 물었다는 것. 기사를 본 할아버지는 '이목단'이란 이름을 기억해냈다고 했다.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씨 할아버지도 장진리에서 어떤 여자 아이가 없어져서 마을이 뒤숭숭했었다는 기억을 첨언했다. 지금까지 나온 단서인 덕달이 나무와 배씨 댕기 모두 여자 아이를 가리켰다.
산영과 해상은 국립중앙도서관 자료실에서 이씨 할아버지와 태영의 기억을 바탕으로, 1958년 5월~9월 사이 장진리 인근 지역 신문 기사를 검색했다. 그 결과, 산영이 "염매를 만든 비정한 무당"이란 제목의 기사를 찾아냈다. 염매는 어린아이를 굶겨 죽여 귀신을 만드는 주술 행위로, 어려서 죽은 귀신을 '태자귀'라 부른다는 해상의 설명을 들은 산영은 강모가 유일하게 출판한 저서에서 읽었던 태자귀를 기억해냈다. 이에 그 책을 다시 꺼내 보던 중, 태자귀를 설명한 책 페이지가 바로 '21쪽'과 '176쪽'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악귀가 흘린 숫자의 비밀이 풀린 순간이었다. 해당 페이지에는 그런 귀신을 쫓는 대표적인 의식이 '백차골 허제비 놀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그날 아침 당집을 청소했다는 박씨 할머니(이용이)를 찾아간 해상은 밥상 앞에 마주 앉은 귀신을 봤다. "조심하라"는 해상의 주의에도 할머니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밥상엔 귀신에게 차려진 듯한 밥과 국, 그리고 수저가 놓여있었다. 해상은 할머니 눈에도 귀신이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박씨 할머니는 그 귀신이 "시골이 싫어 가출했다가 자살한 딸"이라고 털어놓으며, "허제비 인형을 태웠으니, 아무도 딸을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차분히 말했다. 하루도 잊어본 적 없던 딸이 집에 돌아오자, 귀신이라도 딸을 곁에 두고 싶은 할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빚어낸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 사이 마을엔 객귀들이 몰려들었다. 마을을 둘러보던 산영도 거울을 통해 수많은 객귀를 보고 새파랗게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을 헛디뎌 넘어진 산영이 고개를 들었는데, 저만치 폐업한 지 오래된 듯한 가게의 창문에 백발의 누군가가 비쳤다. 이상한 느낌에 다가간 산영은 먼지가 가득 낀 유리를 닦아냈다. 문 너머 서있는 누군가는, 바로 아버지 강모였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라고 부른 산영. 또다시 충격 엔딩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악귀'는 매주 금, 토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 '악귀' 4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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