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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돈도 소통도 메말라 버린 '사막 부부'가 등장한다.
부부의 휴일 아침. 동물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내가 남편에게 동물원에 갈 건지 묻지만, 남편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기본적인 소통조차 어려운 부부의 상황이 여실히 보였다. 그렇게 침묵으로 일관하던 남편의 입이 처음 열린 것은 한 전화 통화에서였다. 전화의 정체는 대출 상담 전화. 그 이후로도 남편의 핸드폰은 수차례 울렸고, 계속 걸려 오는 대출 상담 전화에 아내도 한껏 예민해졌다. 두 사람의 갈등은 소통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적 문제까지 더해져 더 극에 달했는데..
이내 신혼 초부터 남편이 다니던 회사에서 임금체불로 인해 반년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던 부부의 사연이 드러났다. 임금 체불로 시작된 생활고에, 아이가 태어난 후 이사를 앞두고 무리해서 받은 대출까지.. 더군다나 남편의 월급은 260만 원 남짓에, 고정지출은 250만 원 이상이니 모자란 금액을 카드 리볼빙 서비스로 메꾸며 갚아야 하는 금액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 그렇게 결혼 생활 7년 동안 부부에게 생긴 빚이 총 9,200만 원이라고 고백했다. 그런데도 남편이 계속 추가 대출을 알아보는 이유는, 여러 군데에서 받은 대출을 한 곳으로 대환대출해 통합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다음 날, 외출 후 돌아온 아내와 남편의 살벌한 신경전은 계속되었다. 아내는 평소 남편에게 갖고 있었던 불만에 대해 말하고자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만, 남편은 아내를 등지고 TV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듣고 있으면 무슨 대답이라도 해달라는 아내의 호소에도 입을 꾹 닫은 남편의 모습에 보는 이들도 답답함을 감출 수 없었다.
남편은 끝내 대화를 거부한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고 말았다. 부부의 대화 양상을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울화통이 터질 만큼 대화가 없는 편"이라며 소통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덧붙여 남편이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는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