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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롤스터의 기세가 거칠 것이 없다. 이로써 2018년 이후 5년만의 LCK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진출 가능성도 한껏 높였다.
이날 '시즌 1위 결정전'으로, 접전이 예상됐지만 KT는 한타 싸움과 라인전 등에서 모두 젠지를 압도하며 가장 큰 산을 넘겼다고 할 수 있다. KT는 2018년 서머 시즌 우승 이후 5년만의 정규리그 1위 제패에도 한껏 다가섰다. 오는 29일 만나는 라이벌 T1전이 마지막 고비이지만, T1이 '페이커' 이상혁의 부상 이탈로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어 완승 가능성이 높다. 이외엔 하위 3개팀과의 경기를 남기고 있기에, 1위 굳히기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KT 강동훈 감독은 이날 승리 후 "오랜만의 1위이긴 하지만 정규리그 순위보다는 롤드컵 진출이 더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KT는 스프링 시즌 3위로 챔피언십 포인트 50점을 확보한데 이어 이날 승리로 일단 최소 30점은 더 추가할 가능성이 높기에, 플레이오프에서 크게 부진하지 않을 경우 역시 지난 2018년 이후 5년만의 롤드컵 진출도 충분한 상황이다. 올해 롤드컵은 10~11월 서울과 부산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KT는 역대로 롤드컵에서 2015년과 2018년에 나섰지만 모두 8강에서 행보를 멈춘 바 있다.
KT와 젠지를 비롯해 한화생명e스포츠와 디플러스 기아까지 4개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미 확정한 가운데, 부진에 빠진 T1의 최소 5위 수성 여부 그리고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한자리를 두고 펼치는 하위 5개팀의 막판 혈전이 남은 관전 포인트가 됐다.
광동과 농심, DRX, OK저축은행 브리온, 리브 샌드박스 등 하위 5개팀 모두 6위를 차지할 가능성을 남겨둔 가운데 결국 맞대결 승리팀에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시즌 첫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고, OK저축은행과 DRX는 최근 상위팀과의 경기에서 1세트를 따낼 정도로 경기력이 올라온 상태인데다 다른 팀들과 달리 하위팀끼리의 대결이 더 많이 남아 있기에 마지막까지 6위팀 예측이 쉽지 않게 됐다.
한편 LCK는 상하위팀끼리의 투자 규모에 따른 실력차를 다소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균형지출제도', 즉 사실상의 연봉 상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LCK가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뀐 이후 최근 2년간 팀내 상위 연봉 5명의 총액 평균이 무려 71%나 증가하며 LCK 팀 운영에 '빨간불'이 들어온 위기 상황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연봉을 지출한 팀에게 '사치세'를 부과, 이를 다른 팀에 균등 분배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리그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으로 올 시즌이 끝난 후 열리는 스토브리그에서 계도 기간을 거친 후 내년 시즌 종료 후부터 본격 실시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