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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두루두루 갖다 쓰세요." 배우 고현정(52)의 밝아진 외침이다.
고현정은 "'연기만 할 수 있는 작품'이 나에게 또 올까. 그런 작품을 나도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던 중에 '마스크걸'을 받았는데, 제 입장에선 너무 좋았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밖에 없던 구조에, 저 혼자 단독으로 뭔가를 이고지고 끌고 가야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과 합을 맞춰야 하고, 또 설명을 하고 들어야 하는 시나리오라 이 안에서 내가 무난히, 튀지않고, 하나의 퍼즐로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고, 나에게 이런 작품이 오는구나 싶어서 너무 기뻤다"고 고백했다.
고현정이 연기한 김모미는 가장 마지막의, 딸인 김미모를 구하기 위해 탈옥을 선택하는 여성이었다. 이에 그의 개인적인 가정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했지만, 고현정은 "김모미의 모성은 부성에 가까운 모성애"라고 정의하며 극에 몰입했던 자신을 떠올려갔다. 고현정은 "제가 연기를 할 때는 모성도 있었고 부성도 느꼈다. 왜냐하면 제가 부성은 느껴보지 못했지만, '지키는 것'에 초점이 있을 것 같았다. 모성은 얼마나 맞았는지, 무사한지, 가스는 얼마나 마셨는지가 걱정해지는 것이 모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가운데의 지점에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김모미가 교도소 밖을 나갈 때는 '딸'이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맨몸으로 나가는 것은 생각해보면 딸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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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이자 장벽이 있는 듯했지만, 고현정의 욕심은 지금부터다. 고현정은 "밝은 현장, 진짜 하고 싶다. 제가 자꾸 따지고드는 캐릭터들을 하는데, 이제 그만하고 싶다. '여우야 뭐하니' 속의 캐릭터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말숙이로 데뷔를 했는데, 그런 것처럼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제 안에 그런 모습이 정말 많다. 이제는 힘 안 들이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늙기 전에, 두루두루 갖다 쓰셔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어울리는 것'에 대한 기쁨을 '마스크걸'로 정말 많이 느꼈다. 이런 현장이 좋다는 것도 느끼고, '모래시계'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배우들과 수근수근 하는 것도 느꼈다. 더 많이 하고 싶다. 이제 (활동 할 수 있는 시간이) 몇 년 안 남았다"며 밝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