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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개그맨 심현섭이 12년 동안 어머니를 간병해야 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무려 12년 동안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했다는 심현섭은 "간병이 아닌 감금이라고 생각했다. 하루에 구급차를 두 번씩 타고, 간병하다가 병원에서 5번이나 도망쳤다. 어머니가 입·퇴원을 5년 반복하고 나머지는 다 병원 생활을 하셨다. 호스로 연명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는데 그게 한 6년 정도였다. 솔직히 병원에 계신 게 더 편했다. 입·퇴원할 때는 불안했다.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오다가 끊기기라도 하면 불안했다"며 "솔직히 말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게 서로에게 편하겠다고 싶었다. (간병하는) 자식이라면 그게 솔직한 심정일 거다"라고 담담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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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심현섭은 가장 후회로 남는 기억에 대해 "어머니가 뇌경색 후유증으로 안면마비가 됐다. 뒤늦게라도 웃겨드리려고 했는데 기침을 하시더라. 아픈 줄 알고 그때마다 간호사를 불렀더니 '좋아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평소에 웃겨드리지 못하고 미소를 못 볼 때가 되어서야 웃겨드린다는 게 가장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두 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는 '요양원에 보내지 말아달라'는 거였는데 그 약속은 지켰다. 다른 하나는 '내가 떠나기 전까지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건 못 지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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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심현섭은 하루 스케줄만 16~17개를 소화하면서 하루에 3억 원을 넘게 벌 정도로 바쁘게 지냈던 이유 역시 어머니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아웅 산 테러 사건'으로 잃었다는 그는 "어머니가 홀로 아이들 키우느라 빚을 졌다. 그래서 어머니 빚 갚는 데 사용했다. 1990년대 초 당시에 빚이 15억 원이 넘었다"며 "20대 중반에 개그맨이 된 후 '빚을 어떻게 갚을까' 생각해서 스케줄을 다 다녔다. 소속사에서 만류할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했다.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빚을 다 갚았는데 몇 년 후에 간병을 시작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