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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지운(59) 감독이 "한국영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작 '인랑'(18) 이후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으로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지운 감독.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거미집'을 연출한 과정을 전했다.
그는 "당시 '거미집' 보다 더 파격적이고 새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떤 면에서는 리스크가 '거미집' 보다 더 많다. '조용한 가족'은 상업영화로서 절대 흥행할 수 없는 몇가지 리스크가 있는데 예를 들어 한 장르가 아닌 혼합 장르라는 것, 단독 주인공이 없다는 것, 스타가 없다는 것, 모호한 엔딩 즉 열린 결말이라는 것 등 상업영화라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다 담겼다. 그럼에도 성공했다. 과거보다 훨씬 리스크가 적은데 지금이 더 퇴행됐나 싶기도 하다"고 곱씹었다.
이어 "모든 것은 특수한 것에서 보편적인 것을 얻어가는 것 같은데 '거미집'의 대중성에 대해 우려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조용한 가족' 같은 영화를 기다렸던 관객이 조금씩 환호했던 것처럼 '거미집'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있다. '조용한 가족'을 지지하고 환호했던 관객이 많아지면 한국영화도 체질이 개선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새로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거미집'을 본 사람들이 '나는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웃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출연했고 '인랑' '밀정'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바른손이앤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