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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스크린에서 주로 활약하던 배우들이 TV 드라마나 OTT 시리즈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정우성은 2012년 종영한 JTBC 드라마 '빠담빠담' 이후 약 11년 만에 멜로 드라마에 출연 중이다. 지난 27일 첫 방송한 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로 오랜만에 멜로 드라마를 선보이게 됐다. '멜로 장인'으로 군림해 온 정우성이 11년 만에 선택한 멜로라는 점에서, 소식부터 기대를 높인 바다. 물론 2021년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 출연한 바 있지만, 당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배성우의 하차로 갑작스러운 대체 합류였다. 첫 화부터 드라마 회차를 가득 채운 것은 꼬박 11년 만인 셈이다.
'칸의 남자' 송강호는 드라마 신고식을 앞두고 있다. 배우 인생 33년 만의 첫 드라마 데뷔다. 송강호는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스크린에 데뷔하고 이듬해 '초록물고기', '넘버3', '조용한 가족' 등으로 이름을 알린 후 대중 매체는 계속해서 영화에만 출연한 배우다.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잡는 배우로, 충무로의 얼굴이자, 한국 영화의 중심축인 송강호가 33년 만에 드라마로 눈을 돌렸다는 점은 살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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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작품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 있다고 짚은 바다. 정우성은 상업영화에서 멜로물의 벽을 꼽았다. 최근 '사랑한다고 말해줘' 제작발표회에서 "모든 배우가 멜로 장르를 하고 싶고, 늘 좋은 시나리오를 찾을 것 같다. 저는 영화 쪽 작업을 위주로 하는데, 영화 쪽에서는 멜로라는 장르가 선호되지 않더라. 그 사이 드라마에서는 훌륭한 멜로가 많이 나와서, 시청자들의 멜로에 대한 욕구를 채워 드린 것 같다. 저도 11년 만에 16부작 사랑 이야기로 보여 드리게 돼서, 설레고 어떻게 비칠까라는 궁금증도 있다"며 오랜만에 멜로 드라마를 하는 소감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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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드라마가 가지는 긴 호흡이 그리웠다고. 지난해 '카지노' 제작발표회에서 "긴 호흡이 그리웠다. 영화는 밀도를 넣지만 두 시간 안에 들어가는 게 부담이 있다. 아쉬움이 있었는데 여유 있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어 힘들지만 그리웠다"고 밝혔다.
이는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인 모양새다. 영화만 연출하다 '카지노'로 첫 시리즈물 지휘봉을 잡게 된 강윤성 감독은 본지에 "취재하다 보니 이야기가 많고 영화로 축약하기에는 방법이 없더라. 길게 이야기를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고, 시리즈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며 "영화는 2시간 안에 축약하고 압축하는 과정이 힘들다. 이야기나 내용도 유니크해야 한다. 그런 것을 찾는 작업을 시나리오 쓰면서 많이 할애한다. 드라마는 인물을 길게 쓸 수 있어 좋더라. 시리즈물을 이번에 처음 하면서 매력을 느꼈다. 좀 더 시리즈물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