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은 이병헌에게 손석구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손석구가 자기를 만나고 싶어서 만났는데 재밌다더라. 얘기 나누고 싶어서 왔다더라. 그런 용기를 내기 쉽지 않지 않냐"고 밝혔다.
이에 손석구는 "저는 원래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바로 물어봐야 한다. 그래서 알게 되면 많이 귀찮아하신다"며 "작품을 쉬지 않고 2~3, 4년을 하다 보면 내 밑천이 드러나는 느낌이 너무 난다. 내가 봐도 질려. 그런 느낌이 올 거 같은 시기였다. 제가 스스로 다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남들이 나를 지겨워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지겨워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그걸 캐치하지 못하면 난 도태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강박적으로 하는 거 같다. 이 시기가 오고 있는 거 같았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내가 이병헌 선배님이 나오는 작품은 안 지겨워하고 보는 거다. 그럼 노하우가 있겠구나 싶었다. 샵을 통해 번호를 받아서 어떻게 이런 시기를 잘 넘어갔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나영석PD가 이병헌의 답을 궁금해하자 손석구는 "그냥 사람은 다 똑같다. 나도 불안하다더라.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하면 사실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엄청 계획적으로 연기하는 건 아니라더라. 그래도 신경 쓰는 부분은 작품 선택을 되게 신중하게 한다더라"며 "되게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해주는 건데 이병헌 선배님이 얘기해주셨다는 게 다른 거 같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나영석은 "손석구 씨는 그런 게 있는 거 같다. 일단 지르고 보는. 그리고 그 순간에는 민망함이나 겸연쩍음이 없는 거 같다"며 "인생사도 그렇지 않냐. 되게 많이 돌아서 연기까지 온 거 아니냐. 연기로 오기 전에 했던 수많은 선택들도 그 순간에는 '여긴가?'하면서 간 거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손석구는 "저는 원래 한국에서 살 생각이 없었다. 캐나다에서 쭉 살 생각이었다. 거기서 연극배우 하면서 결혼도 하고. 그때 부모님이 진짜 말리셨다. 제가 하고 싶은 거 원래 다 존중해주시는 성격인데"라며 "결국에는 귀국 했는데 그날 느낌이 딱 왔다. 여기서 사는 게 맞겠다 싶었다. 사실 이방인이라는 걸 마음 속 깊이 알고 십몇 년을 긴장하며 살았구나 했다. 나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있는 데서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걸 훨씬 지나고 나서 알았다. 내가 한국에 진짜 오길 잘했다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