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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올드보이' 김병옥이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을 토해냈다.
그러면서 17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설렁탕을 좋아하셨다. 냉면은 더 좋아하셨는데, 얼마나 좋아하셨냐면 한 번에 아홉 그릇을 드셨다. 그렇게 좋아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 아버지가 사연 많은 분이다. 고향이 이북이다. 이북에 본처가 있고 자식도 있었다. '이산가족 찾기'로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신청을 많이 해봤는데 한 번도 안 됐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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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옥은 "치매 오고 2~3년 동안 밥을 아무 때나 드셨다. 드시고 또 드셨다. 집 떠나면 무조건 못 찾아오고. 울타리가 있는 빌라는 안전할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언제 나갔나 모르게 나가 안 들어오고. 몇 번 잃어버려서 찾고 그러다 보니 너무 힘든 거다. 나중에 심할 땐 대소변도 못 가리셨다. 그래서 집사람이랑 싸우게 되는 거다. 방법이 없다. 결국 나중에 요양병원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에게 "아빠가 할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갔다. 치매 증세가 너무 심해져서 그랬다. 병원에 둘이 가는데, 자유로에서 차를 세우고 두 번을 세웠다. 도저히 그 길을 못 가겠더라"고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특히 "아버지 모시고 가기 쉽지 않더라. 어떻게 보면 아버지와 나의 마지막인 것 같았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니까 딱 죽고 싶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김병옥은 아버지의 마지막 날을 회상했다. "할아버지 요양병원에 계실 때 우리가 점심 먹으러 갔다. 그때 할아버지가 냉면을 드시고 싶다 했는데 아빠가 우겨서 '소화도 안 되니까 오늘은 그냥 불고기 먹자' 했다. 그런데 다음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냉면 드시고 싶다 할 때 드시게 할 걸' 그 생각이 나더라. 그게 아빠한테 상처로 남아 있다. 마음에 걸려 있다. 늘 남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가 눈을 감고 계셨다. 숨을 거두신 것 같다. 도착하기 전에.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으셨다. 내일 돌아가실지 모르고 냉면 드시고 싶다는데 못 드시게 해서 가슴이 아프다. 가장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뭐 죽을 때까지 냉면 안 먹어도 된다. 그런 생각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