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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보영(35)에게 '멜로무비'는 사랑스러움을 벗고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이나은 극본, 오충환 연출)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 14일 공개된 '멜로무비'에서 박보영은 극중 영화감독이 되는 김무비를 연기했고, 지금껏 본 적 없는 까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로맨스를 벗은 박보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까칠함에 가까운 무표정에 낮은 목소리가 박보영의 김무비를 완성했다. 박보영은 "로맨스를 할 때는 톤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무비는 톤을 낮췄으면 해서 톤을 잡는데 노력했다. 첫 촬영, 첫 대사를 칠 때 감독님이 '아직 박보영이다'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잘 잡아주신 것 같다.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멜로지만 성장이 있다고 생각했고, 성장하는 과정을 모습으로 보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알콩달콩한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아픔을 서로 돌아보고 이 사람의 아픔을 채워주는 듯한 모습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이 성숙한 멜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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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에게 '멜로무비'는 또 다른 길을 열어준 작품이다. 밝고 사랑스러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새 장도 열었다. 박보영은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너무 한 쪽으로 밝은 면이 부각된 작품만 한 것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넓혀가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시도를 한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그게 요 몇 년간의 작품으로 나온 결과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올해는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박보영은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 된 것 같다. 생각할 부분들이 있었고, 저 스스로에게도 '이 정도면 잘 해내지 않았을까' 했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년이 돼서야 스스로 캐릭터로서 성장을 해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서 특별하게 남은 것 같다. 제가 20년이나 했다니. 아직 스스로 20년이라 하기에는, 제가 생각보다 걸음이 느린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조금 더 속도를 내서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