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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꼭 밝지 않아도 괜찮구나!"..박보영, 데뷔 20년 만에 '멜로무비'로 깨달은 것(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5-02-20 11:02 | 최종수정 2025-02-20 16:07


[SC인터뷰] "꼭 밝지 않아도 괜찮구나!"..박보영, 데뷔 20년 만에…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보영(35)에게 '멜로무비'는 사랑스러움을 벗고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멜로무비'(이나은 극본, 오충환 연출)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 14일 공개된 '멜로무비'에서 박보영은 극중 영화감독이 되는 김무비를 연기했고, 지금껏 본 적 없는 까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박보영에게서는 만나볼 수 없던 새로운 얼굴이다. '러블리의 대명사'였던 박보영에게 이런 제안이 오자 그 역시도 "처음에는 '이게 맞나'라고 물어봤다. 무비는 시니컬하고 겉으로는 가시가 돋힌 친구라 저의 어떤 모습을 보고 대본을 준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무비의 옷을 입기로 결심했던 박보영은 "그런데 저는 이런 걸 해보고 싶었던 사람이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제가 꼭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 중 하나였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에서는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부각됐다면 이제는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무비에 도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로맨스를 벗은 박보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까칠함에 가까운 무표정에 낮은 목소리가 박보영의 김무비를 완성했다. 박보영은 "로맨스를 할 때는 톤이 높은 편이다. 그런데 무비는 톤을 낮췄으면 해서 톤을 잡는데 노력했다. 첫 촬영, 첫 대사를 칠 때 감독님이 '아직 박보영이다'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잘 잡아주신 것 같다.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멜로지만 성장이 있다고 생각했고, 성장하는 과정을 모습으로 보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알콩달콩한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아픔을 서로 돌아보고 이 사람의 아픔을 채워주는 듯한 모습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이 성숙한 멜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C인터뷰] "꼭 밝지 않아도 괜찮구나!"..박보영, 데뷔 20년 만에…
사진제공=넷플릭스
김무비는 박보영이 자신을 깨나가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 박보영은 "무비라는 캐릭터로 살면서 '나는 무비니까 이렇게 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행동들을 했다. 그 현장에서 '무비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무비니까 괜찮겠지'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최)우식 씨가 많이 채워줬다. 이렇게 하면서 스스로 불편할 것이라 생각했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그럴 수 있지'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많더라. 무비로 살았던 때가 저는 다른 의미로도 행복하고 좋았던 시간이었다"며 "매번 누군가를 대할 때 밝게 해야만 하는 것에 갇혀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박보영에게 '멜로무비'는 또 다른 길을 열어준 작품이다. 밝고 사랑스러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새 장도 열었다. 박보영은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너무 한 쪽으로 밝은 면이 부각된 작품만 한 것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넓혀가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시도를 한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그게 요 몇 년간의 작품으로 나온 결과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올해는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박보영은 "저에게는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 된 것 같다. 생각할 부분들이 있었고, 저 스스로에게도 '이 정도면 잘 해내지 않았을까' 했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년이 돼서야 스스로 캐릭터로서 성장을 해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서 특별하게 남은 것 같다. 제가 20년이나 했다니. 아직 스스로 20년이라 하기에는, 제가 생각보다 걸음이 느린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은 든다. 조금 더 속도를 내서 많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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