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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작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아"…'파과' 김성철, 들끓는 에너지가 반갑다(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5-04-28 12:50 | 최종수정 2025-05-01 16:15


[SC인터뷰] "작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아"…'파과' 김성철, 들끓는…
사진=NEW, 수필름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기는 기세임을 온몸으로 드러낸 배우 김성철(34)이 대선배 이혜영(63)과 호흡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액션 영화 '파과'(민규동 감독, 수필름 제작)에서 조각(이혜영)을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를 연기한 김성철. 그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파과'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전했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와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국내 개봉에 앞서 '파과'는 지난 2월 열린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섹션에 초청돼 전 세계 최초 공개됐고 호평에 힘입어 4월 극장 마지막 관객을 찾게 됐다.

무엇보다 그간 선악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페이스와 사극, 스릴러, 멜로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연기 감각을 선보인 김성철이 '파과'에 합류, 전설적인 킬러 조각 역의 이혜영과 날 선 대립각을 펼쳐 눈길을 끈다. 조각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조각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인물 투우로 완벽히 변신한 김성철은 냉혹한 킬러의 모습과 지독한 인연에 불안감을 표출하는 양면적인 모습으로 영화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SC인터뷰] "작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아"…'파과' 김성철, 들끓는…
사진=NEW, 수필름
이날 김성철은 "처음 '파과'를 제안 받았을 때 너무 신선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이혜영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도 있지만 60대 킬러라는 인물과 30대 킬러가 만났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약간 수학의 정석 같은 느낌을 받았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난 뒤 원작을 읽었다. 보통은 원작을 영화화 한 작품은 완벽하게 원작을 따라가지 않는다. 소설과 시나리오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설은 소설대로, 시나리오는 시나리오대로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고 곱씹었다.

조각을 쫓는 투우의 감정선에 대해 김성철은 "소설 안에서는 투우라는 인물이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일단 소설이라는 장르가 상상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때 상상하면서 보는데 그건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상상한 그 이면들을 내 나름의 해석과 상상을 섞어서 투우라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물론 영화 촬영할 때 시나리오가 수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처음과 끝을 알고 촬영에 임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상을 하면서 연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작에 이어 '파과'까지 다크한 캐릭터를 연이어 도전하게 된 김성철은 "그동안 '지옥 시즌2'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그리고 '파과'까지 1년 사이에 다 촬영했던 작품이다. 아무래도 '지옥2'의 정진수 캐릭터가 내게 좀 남아있을 때 비슷한 캐릭터를 한 번 더 해보고 싶어 '노 웨이 아웃'의 성준우를 하게 됐고 그 연장선으로 '파과' 투우까지 하게 됐다. 세 캐릭터 모두 뭔가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만날 수 있는 캐릭터를 이 템포로 가져갈 수 있으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렇게 딥한 캐릭터를 한다고 해서 실제 내 정신까지 피폐해지지 않는다. 그런 캐릭터는 결핍이 커서 연기할 때 재미있다.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 값이 높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가 들끓는 나의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캐릭터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캐릭터라 내가 만날 수 있을 때 빨리, 많이 만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제 할 만큼 한 것 같기도 하다. 딥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이제 선하고 러블리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 찾아보고 있다"고 웃었다.


[SC인터뷰] "작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아"…'파과' 김성철, 들끓는…
파워풀한 액션 연기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김성철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몸 쓰는 걸 워낙 좋아하는 편이고 달리기도 제법 빠른 편이다. 몸 동작이 빠른 편인데 아무래도 이혜영 선생님이 액션과 거리가 가깝지 않으니까 템포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선생님 체력이 많이 저하된 상황에서 촬영을 지속했는데 그런 이유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 액션신은 일주일간 찍었는데 3회차부터는 액션보다 감정에 더 중심을 두고 촬영하려고 했다. 말 그대로 안 되는 걸 되게 만든 것이다. 이혜영 선생님이 액션을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조각을 연기할 때는 식사를 거르기도 했다. 촬영 자체도 힘든데 액션까지 하니까 정말 고생하셨다. 내가 감히 고생했다는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여기까지 오셨다"고 감탄을 이어갔다.


이혜영에 대해서는 "사실 작품 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선생님의 세대와 나의 세대, 인간 김성철과 이혜영의 세대는 다르지만 작품 안에서 조각과 투우는 같은 세대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의사소통을 할 때 이혜영 선생님의 과거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공감을 형성했다. 선생님의 예전 배우 생활이 어땠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부담감 보다는 그런 걸 들을 때 재미있었다. 나는 예전 세대에 대한 그리움과 로망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이혜영 선생님과 호흡을 맞추면서 해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생님이 나의 롤모델 같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다이어트가 힘들어지면서 신체적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기억력도 떨어져서 책도 많이 읽고 공부할 것도 찾아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뮤지컬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성철은 "팬들에게 너무 감사한데 가끔은 '왜 나를 좋아하냐'고 묻기도 했다. 젊고 잘생긴 친구들도 많은데 나를 좋아해주는 게 고맙기도 했다. 뮤지컬계 원톱이라고 하는데 사실 요즘은 그게 없어졌다"며 "무대에 오르면 하프 마라톤을 뛰는 기분이다. 집에 돌아오면 꿀잠을 잔다.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는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촬영도 계속되고 이후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매체와 무대에서 쓰는 에너지 값은 차이가 있다. 카메라 앞에서는 에너지를 너무 쓰면 안되더라. 무대에서는 100% 보다 더 에너지를 끌어 올려야 만족하는 것 같다. 매체는 단순히 내 연기만 보는 게 아니라 음악, 호흡, 연출 등이 덧붙여져서 과하면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SC인터뷰] "작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아"…'파과' 김성철, 들끓는…
사진=NEW, 수필름
'파과'는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그리고 김무열, 신시아 등이 출연했고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 '간신' '허스토리'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4월 30일 개봉.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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