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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연기는 기세임을 온몸으로 드러낸 배우 김성철(34)이 대선배 이혜영(63)과 호흡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그간 선악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페이스와 사극, 스릴러, 멜로 등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연기 감각을 선보인 김성철이 '파과'에 합류, 전설적인 킬러 조각 역의 이혜영과 날 선 대립각을 펼쳐 눈길을 끈다. 조각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조각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인물 투우로 완벽히 변신한 김성철은 냉혹한 킬러의 모습과 지독한 인연에 불안감을 표출하는 양면적인 모습으로 영화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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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 이어 '파과'까지 다크한 캐릭터를 연이어 도전하게 된 김성철은 "그동안 '지옥 시즌2' '노 웨이 아웃: 더 룰렛' 그리고 '파과'까지 1년 사이에 다 촬영했던 작품이다. 아무래도 '지옥2'의 정진수 캐릭터가 내게 좀 남아있을 때 비슷한 캐릭터를 한 번 더 해보고 싶어 '노 웨이 아웃'의 성준우를 하게 됐고 그 연장선으로 '파과' 투우까지 하게 됐다. 세 캐릭터 모두 뭔가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 지금 이 시기에 만날 수 있는 캐릭터를 이 템포로 가져갈 수 있으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렇게 딥한 캐릭터를 한다고 해서 실제 내 정신까지 피폐해지지 않는다. 그런 캐릭터는 결핍이 커서 연기할 때 재미있다.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 값이 높다.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가 들끓는 나의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캐릭터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캐릭터라 내가 만날 수 있을 때 빨리, 많이 만나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제 할 만큼 한 것 같기도 하다. 딥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이제 선하고 러블리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 찾아보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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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에 대해서는 "사실 작품 안에서 세대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선생님의 세대와 나의 세대, 인간 김성철과 이혜영의 세대는 다르지만 작품 안에서 조각과 투우는 같은 세대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의사소통을 할 때 이혜영 선생님의 과거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공감을 형성했다. 선생님의 예전 배우 생활이 어땠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부담감 보다는 그런 걸 들을 때 재미있었다. 나는 예전 세대에 대한 그리움과 로망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이혜영 선생님과 호흡을 맞추면서 해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생님이 나의 롤모델 같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다이어트가 힘들어지면서 신체적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기억력도 떨어져서 책도 많이 읽고 공부할 것도 찾아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뮤지컬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성철은 "팬들에게 너무 감사한데 가끔은 '왜 나를 좋아하냐'고 묻기도 했다. 젊고 잘생긴 친구들도 많은데 나를 좋아해주는 게 고맙기도 했다. 뮤지컬계 원톱이라고 하는데 사실 요즘은 그게 없어졌다"며 "무대에 오르면 하프 마라톤을 뛰는 기분이다. 집에 돌아오면 꿀잠을 잔다.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는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 촬영도 계속되고 이후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매체와 무대에서 쓰는 에너지 값은 차이가 있다. 카메라 앞에서는 에너지를 너무 쓰면 안되더라. 무대에서는 100% 보다 더 에너지를 끌어 올려야 만족하는 것 같다. 매체는 단순히 내 연기만 보는 게 아니라 음악, 호흡, 연출 등이 덧붙여져서 과하면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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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