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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둥이 자연임신' 부부 "경제적 두려움에 매일 울어, 병원서도 '선택적 유산' 권유"('유퀴즈')[종합]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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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8 23:17


'오둥이 자연임신' 부부 "경제적 두려움에 매일 울어, 병원서도 '선택적…

[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국내 최초로 자연 임신을 통해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 사공혜란·김준영 부부가 출산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28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국내 최초로 자연 임신을 통해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 사공혜란·김준영 부부가 출연해 출산 과정부터 현실적인 육아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전했다.

지난해 9월, 키 151cm의 작은 체구로 다섯 아이를 품은 사공혜란 씨와 1kg도 채 되지 않는 몸무게로 태어나 생사의 고비를 넘긴 다섯 쌍둥이. 이날 방송에서는 생후 약 8개월, 240여 일 만에 첫 외출에 나선 '오둥이'의 모습이 공개됐다.

유재석은 "지난해 9월 태어난 다섯 쌍둥이는 자연 임신으로 태어난 국내 최초 사례다. 확률로 따지면 약 6,500만 분의 1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새신랑' 조세호는 "게 '오둥이' 자연 임신한 비결이 있냐"라고 궁금해 했다.

아빠 김준영 씨는 "자연 임신이라고는 하지만, 시험관이나 인공수정이 아닐 뿐이다. 배란 유도는 했다. (전문의께서) '이날이다'라고 하지 않냐. 그럼 그날.."이라며 예상치 못한 19금 토크에 말을 잇지 못했다.

다소 민망한 분위기에 유재석은 화제를 돌리며 "오둥이가 쌍둥이지만 성격이 다 다르지 않냐"라고 화제를 전환했고, 엄마 사공혜란 씨는 "다섯명 매력이 다 다르다"면서 다섯 아이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다만 사공혜란 씨는 임신 전, 네 쌍둥이를 임신해 화제가 됐던 '군인 부부'의 사례를 떠올리며 "그 부부의 배를 보고 '저건 못 하겠다' 생각했는데, 결국 그게 제 배가 됐다"고 솔직한 후기를 전했다.


특히 사공혜란 씨는 "처음 다섯쌍둥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땠냐"라는 말에 "원래 의사 선생님이 세 쌍둥이, 네 쌍둥이라고 해서 제가 '네?'하고 소리를 질렀다. 당연히 저는 한 명일줄 알았다. 근데 최종적으로 다섯 개가 보여서 다섯 쌍둥이의 존재를 확인했다"라고 회상했다.


'오둥이 자연임신' 부부 "경제적 두려움에 매일 울어, 병원서도 '선택적…
현실적인 걱정도 컸다. 김준영 씨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땐 원룸에 살고 있었고, 경제적인 문제부터 너무 무섭더라. 2주간 밤마다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사공혜란 씨 역시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너무 무서워서 울었고, 집에 도착하자 남편이 엉엉 울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151cm의 작은 키인 사공혜란 씨는 "저는 사실 쌍둥이도 힘들다고 생각했다. 감당이 안 될 것 같았다. 병원에서도 '선택적 유산을 고려해봐라' 해서 고민도 했었다. 넷째는 심장 소리도 약했었다"며 고민했던 순간을 전했다.

김준영 씨는 "사실 그때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무슨 고민을 하는지 다 느껴졌다. 어떤 선택을 해도 아내가 힘든 거니까 겁이 나서 많이 울었다"라고 회상했다.

시부모님조차 선택적 유산을 권했지만, 두 사람은 결정 직전, 다태아 분만 최고 전문가인 전종관 교수에게 상담을 받았다.

사공혜란 씨는 "선택적 유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교수님을 봤는데, (교수님이) '엄마 체구가 작아도 다 할 수 있다. 엄마가 아기들을 믿어주지 않으면 누가 믿을 수 있겠냐'라고 하시더라. 그 한 마디를 듣고 제가 아기를 믿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준영 씨도 "교수님이 '팔자라고 생각하라'고 하시더라. 그때부터 '아이들을 살려야겠다'. '지켜보자' 라는 각오를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오둥이 자연임신' 부부 "경제적 두려움에 매일 울어, 병원서도 '선택적…
이후 사공혜란 씨는 다섯 아이를 모두 품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임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임신 5개월 무렵엔 배가 만삭처럼 불러왔고, 18주에는 하루 3~4번씩 구토했으며, 20주부터는 심한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23주 이후에는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사공혜란 씨는 "배가 불러오는 속도가 너무 빠르니까 자고 일어나면 배가 나와 있더라. 다섯 명이 한 번에 크니까 (위가 눌려서) 먹으면 토했다. 23주 넘어가서는 걸을 수도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27주를 목표로 했지만 하루를 채우지 못하고 26주 만에 조기 수술에 들어갔다. "손발이 퉁퉁 붓고 임신중독증에 폐에 물까지 차서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출산 당시를 떠올리며 사공혜란 씨는 "하반신 마취만 한 채 수술을 시작했는데, 첫째 아들의 울음소리를 듣자 살아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출산 이틀 후 처음으로 아이들을 보게 된 그는 "너무 작아서 보는 순간 울었다"고 전했고, 김준영 씨는 "미숙아들이 겪을 수 있는 질병이 20가지가 넘는다. 다섯 명이다 보니 동의서도 10~20장씩 됐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심지어 다섯 아이는 모두 수술이 필요했다. 사공혜란 씨는 "제 배 속에서 편안하게 잘 컸을텐데, 충분히 크지 못 하고 나와서 스스로 살아남으려 고생하는 거다보니, 엄마 입장에서 그런 고생을 태어나자 마자 하게 한 게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 너무 작은 몸에 큰 주삿바늘이 끼워져있으니까 미안했다. 너무 작게 태어나게 해서"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태어난지 6개월이 되어서야 일곱 가족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이후 두 사람은 고된 육아는 물론, 경제적 문제까지 현실적인 문제에 힘이 부치기도 하지만, "마음만큼은 곳간처럼 가득 찬 기분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현재 교육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두 사람은 "2인 가구에서 7인 가구가 되면서 순식간에 저소득층이 됐다. 국가 바우처와 여러 기업의 도움으로 육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부부는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깊은 울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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