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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소맷부리가 짧은 기모노인 고소데 위로 자연이 펼쳐져 있다. 가을에 꽃을 피우는 갖가지 풀이 가득하다.
일본 장식 화풍의 대가로 알려진 그는 과거 궁정 귀족이나 무사들이 입는 내의였던 고소데 위를 아름답게 채우고 세련된 예술품으로 만들어냈다.
가까운 나라, 일본 문화에 깃든 아름다움에 주목한 전시가 열린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대표 박물관이 함께 만든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도쿄(東京)국립박물관과 함께 상설전시관 306호 전시실에서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전시는 일본 미술이 지닌 아름다움과 그 바탕이 되는 사유와 감성,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두 박물관의 소장품 62건을 모았다.
우리나라 보물과 같은 일본의 중요문화재 7건은 물론, 그간 국내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회화·조각·공예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화려한 장식성, 이에 대비되는 절제된 미, 자연의 섬세한 변화에 대한 감동, 유쾌하고 재치 있는 미적 감각 등 4가지 시선에 주목해 풀어낸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에서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잘 몰랐던 일본 미술을 찬찬히 소개한다.
선사시대 토기 중 장식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조몬(繩文) 토기부터 헤이안(平安) 시대(794∼1192)에 사물과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가자리(飾り) 문화 등을 다룬다.
금은 가루로 장식한 마키에(蒔繪) 칠기, 금박 위에 화려한 색으로 그림을 그린 병풍, 알록달록한 색감이 돋보이는 그릇 등을 볼 수 있다.
화려함과 대비되는 듯한 '절제'의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실용성과 견고함을 강조한 붉은 칠기, 에도(江戶) 시대(1603∼1868)에 유행한 단정하고 간결한 옷차림 등을 다양한 유물로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00년대 이후 하나둘 모은 일본 미술품도 눈에 띈다.
일본 미술사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작가인 혼아미 고에쓰(本阿彌光悅·1558∼1637), 나가사와 로세쓰(長澤蘆雪·1754∼1799) 등의 작품을 주목할 만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일본미술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정서를 쉽게 이해하고, 일본 문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10일까지.
ye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