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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역사·문화·철학까지 아우르는 신개념 교양 예능이 온다. MBC가 선보이는 '이유 있는 건축'이 정규 편성돼 시청자를 다시 만난다.
지난해 8월 4부작 파일럿으로 방송된 '이유 있는 건축'은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줬다", "건축이 이렇게 흥미로운 콘텐츠가 될 줄 몰랐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소형준 PD는 " 개인적인 질투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셜록 홈즈' 열심히 구독하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는 시선을 유 교수님은 너무 잘 표현하시더라. 저랑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풍성하게 느낀다는 개인적인 질투가 프로그램으로 녹여서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다. 건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경제, 인문학적인 것도 풀어보고 싶었다"라고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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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는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에서 건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이 처음이다. 건축에 관심 가질 정도로 성숙해진 것 같다. 건축이 일상적으로 있어서 모르실 수 있는데, 건축이 얼마나 생각과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지 알아주셨으면 한다. 또 보시면서 개인의 취향도 발견하시면 좋을 것 같다. 보는 사람 각도에 따라 다른 스펙트럼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어 "유튜브는 저 혼자 하는 원맨 밴드, 독백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출연자분들과 좋은 케미를 보이고 있다. 4인조 밴드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현무는 "연예대상보다 정규편성이 더 반갑다. 프로그램이 살아남기 쉽지 않아서 행복하다. 파일럿을 하고 제작진께 얘기는 안 드렸지만 정규 편성이 될 것 같더라. 요즘 프로그램이 많아서 다 뭘 하는지 잘 모르는데, '이유 있는 건축'은 재밌다고 꽤 들었다.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내년이 세계 건축 수도로 바르셀로나가 선정됐다. '이유 있는 건축' 새 시즌을 한다면 거기서 할 수 있다는 포부도 있다"라며 멀리 내다봤다.
홍진경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가장 행복할 때는 제가 뭔가 배울 수 있으면서도 출연료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꿩 먹고 알 먹고.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따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양질의 정보를 들으며 공부하면서 방송하는 게 너무 큰 기쁨이다. 같은 보람을 시청자분들께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너무 파일럿부터 재밌었다.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이 프로그램이 재밌을지 걱정이 되더라. 건축 이야기를 재밌어 하실까 했는데, 시청률과 반응을 보면서 '이심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말 살이 되는 정보를 통해 재미가 양질의 재미라는 것을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덧붙였다.
박선영은 "파일럿 때 좋은 프로그램을 했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소회를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 너무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어려운 건축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를 하는 구나를 방송하면서 배웠다. 저희뿐만 아니라 시청자분들도 즐겁게 따라올 수 있었다는 확신이 있었다. 너무 어려우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각각 있었다. 너무 항상 인문학적으로, 또 다방면으로 풀어주시는 유 교수님 덕분에 시청자분들도 쉽고 재밌게 건축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저도 길고 재밌게 함께 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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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는 "저는 무현준으로 활동한다. 직접 느끼고 영상을 만들고 보면서 얘기하니까, 기존 파일럿보다 재미도 더 있을 것 같다"라며 "건축 프로그램을 처음 맡았는데, 이렇게 재밌는 건축 프로그램이 있었나 싶었다. 영광스럽게 그 기회를 잡게 됐다. 타사에서 여행가는 프로그램을 하는데, 이런 건축물을 어떻게 만들었냐는 얘기가 거의 고정 멘트다. 감탄하는 멘트가 대다수인데, 이 방송을 하면서 느낀 게 우리나라에 멋진 건축물이 많더라. 스쳐지나간 건축물 중에 사연 있고 미학적으로도 소개할 건축물들이 많더라"고 전했다. .
이어 '트민남'답게 요즘 트렌드의 건축물을 짚기도 했다. 전현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보면 고길동 사는 건물들이 나오는데, 이게 트렌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바이에 고층 건물 같은 걸 선망하던 시대를 떠나서, 예전 한국 건축이 트렌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트민남'이라고 하는 거 먹고 살려고 하는 것이고, 저도 사실 옛날 것이 좋다. 옛날 주택, 건물에 관심이 많은데, 이게 트렌드가 됐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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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건물에 대한 로망도 언급했다. 홍진경은 "저는 평소에 자주 만나는 사람들, 제가 항상 몸담고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나 공간이나, 저에게 영감을 줘야 한다는 지론이 있어야 했다. 평소 공간에 대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건축을 다루는 그런 프로그램을 하면서 더욱 이 부분을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전현무는 "아나운서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기사가 났던데, 그 마음이 있었다. 젊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데, 홍대만 가도 버스킹하지 않느냐. 야외도 아니고 실내도 아닌 곳에 원형 극장인데, 젊은 가수들이 버스킹도 할 수 있고 저 같은 아나운서나 지망생이 스피치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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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경은 "제가 배우려고 프로그램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뭘 보실까 고민을 하신다. 공부하는 유튜브 채널 만들었을 때도, 소비되는 대상이 재밌을까를 먼저 고민을 했다. 내가 시청자라면 뭐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았다. 건축을 배우고 싶은 개인 사견보다는 요즘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지식 예능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교양과 예능 사이에서 고민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 PD는 "저희에겐 유 교수님이 계신다. 허들을 낮추는 콘텐츠를 이미 만들고 계신다. 약간의 예능적 요소가 가미됐는데, 유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길거리를 배회하면 보여지는 게 다르다. 그게 한 번이라도 느껴진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이유 있는 건축'을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전했다. 소PD는 "예능적 센스가 터지는 PD는 아닌데 친절하고 싶은 사람이다. 제가 만든 콘텐츠도 건축이라는 어려운 소재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최대한 친절하고 풍성하게 즐기셨으면 한다"라고 했고, 유 교수는 "건축이라고 하면 부동산과 동급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 소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강박이 있는데, 소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즐길 거리가 많다. 곳곳에 보물찾기처럼 찾을 수 있다. 많은 곳을 가볼 수는 없으니, 저희가 많이 발굴해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전현무는 "한 시간만 투자하시면 유현준이 되실 수 있다. 대학 강의할 것이 아니니, 건축에 대해 아는 체 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고, 홍진경은 "건축 프로그램이지만, 건축 얘기만 하지 않는다. 철학과 역사와 인문학을 총마라한다. 어차피 TV 앞에서 시간을 소비하실 거면 '이유 있는 건축'을 보시면 많은 것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박선영은 "저희와 함께 하시면 그 시간 동안 여행하면서 지식까지 쌓는 알찬 시간 될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MBC 새 교양 프로그램 '이유 있는 건축'은 22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