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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첫, 사랑을 위하여'가 현실 공감 가득한 모녀 이야기로 서막을 열었다.
tvN 월화드라마 '첫, 사랑을 위하여'(성우진 극본, 유제원 연출)가 지난 4일 설레는 기다림 속에 첫 방송됐다. 이지안(염정아), 이효리(최윤지) 모녀의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은 뜻밖의 사건과 불행을 연이어 맞으며 뒤흔들렸다. 시작부터 예기치 못한 전개와 반전이 펼쳐졌고, 웃음과 눈물을 넘나드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모녀의 애끓는 오열 장면이 엔딩을 장식하며 깊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역시 인생은 맘먹은 대로만 되지 않았다. 이지안에게 3천 만원을 빌려간 '황 반장'이 잠수를 탔고, 자재 도난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할 처지가 된 것. 게다가 딸 이효리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자퇴에 가출을 감행했다. 모범생 딸의 뒤늦은 반항은 이지안의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다행히 친구 김선영(김선영)의 도움으로, 이효리가 청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지안은 곧바로 그곳으로 달려갔다.
한편 절친 이숙(양유진)을 꼬드겨 청해로 떠난 이효리는 건축사사무소 류를 찾았다. 왜 하필 청해에 왔냐는 이숙의 질문에 그는 "왠지 청해에 오면 운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라고 알 수 없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두 사람이 타고 온 캠핑카에 문제가 생겼다. 다행히도 인심 좋고 오지랖 넓은 마을 사람들 덕분에 류정석(박해준), 류보현(김민규) 부자의 집 마당에서 신세를 지게 됐다.
그러나 이효리는 짧은 일탈 끝에 이지안에게 붙잡혔다. 엄마의 잔소리에 짜증과 불만을 쏟아내던 이효리는 할 말이 있다고 했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 속에 이효리가 꺼낸 말은 충격이었다. 자신이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는 것. 이지안은 마음을 추스리며 딸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래서 도망갔어? 정신 차리고 악착같이 살 생각을 해야지"라는 말에 "나 그냥 대충 시시하게 살다 죽을 거야"라는 이효리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처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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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을 위하여'는 첫 방송부터 유쾌하고 따뜻하게 스며들며, 새로운 인생 힐링 드라마의 탄생을 예감케 했다. 유제원 감독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 성우진 작가의 위트와 감동이 있는 대본,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와 캐릭터 열전이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하며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특히 극 중 모녀로 호흡을 맞춘 염정아와 최윤지의 열연이 단연 돋보였다. 현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모녀 관계를 그리면서, 애증과 애틋을 오가는 폭 넓은 감정 변화를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박해준과 김민규는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발휘했고, 김선영은 뜨거운 눈물 연기로 다시 한번 그 진가를 확인시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