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신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는 보통 아이에요

기사입력 2025-10-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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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동시집 '무늬 도둑'…80주년 특별판 '삐삐 롱스타킹'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는 보통 아이에요 = 돌로레스 바탈리아 지음. 신시아 알론소 그림. 이혜경 옮김.

"나는 가만히 있는 게 잘 안 돼요. 그래서 가끔 다른 애들이랑 부딪혀요. 사람들은 내가 여기저기 아무 데나 쳐다보고 다닌다고 말하죠."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는 산만하다는 이유로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께 모두 천덕꾸러기 신세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이네 이모만은 나를 혼내기보다 장난에 맞장구쳐주고 함께 웃어준다.

나는 발레 교습소 앞을 지나다가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에 매료돼 발레를 배우기로 마음먹는데, 남들과 달리 폴짝 뛰어오르고 바닥을 구르는 나의 춤에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다.

그 모습을 지켜본 이네 이모는 나의 춤을 비웃지 않고 크게 박수치면서 이렇게 말한다. "길은 여러 가지야. 진짜 많아, 방법은. 아주아주 많고 많지."

아르헨티나 작가의 그림책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산만한 어린아이의 행동을 장애나 문제로 취급하기보다 성장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2020년 뉴욕 공공도서관으로부터 최고의 스페인어 아동 도서로 선정됐고, 2025년 독일 후케팍 그림책상을 받았다.

내인생의책. 40쪽.

▲ 무늬 도둑 = 최승호 지음. 홍성지 그림.

"네 땡땡이는 두 개 / 네 땡땡이는 열 개 / 네 땡땡이는 스무 개 // 땡땡이 무늬 옷을 입고 / 무당벌레들이 엉겅퀴꽃밭으로 / 소풍을 가네 // 네 땡땡이는 네 개 / 네 땡땡이는 일곱 개 / 네 땡땡이는 스물여덟 개"(시 '땡땡이 무늬 옷을 입고' 전문)

점무늬, 줄무늬, 면무늬, 꼴무늬, 색색깔무늬 등 다양한 무늬를 재미있는 언어로 표현한 최승호 시인의 동시집이다.

자연에서 무늬를 발견하는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은 독자의 상상력을 일깨운다. 시인은 라면에서 줄무늬를 발견하고, 게들이 사는 구멍에서 점무늬를 찾아내며, 양파의 잘린 단면에서도 동그란 무늬를 포착한다. 반복되는 시어는 리듬감을 더하고, 기발한 표현력도 말의 맛을 풍부하게 한다.

"나비들은 왜 아름다운 무늬를 갖고 있는 걸까? 꽃들은 어떻게 향기로운 무늬를 만드는 걸까? 재미있는 무늬들이 펼쳐지는 한 권의 책을 생각하면서 시를 썼다. 내 마음에도 아름다운 무늬들이 그려지기를 바라면서…."('시인의 말' 전문)

상상. 116쪽.

▲ 삐삐 롱스타킹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잉리드 방 니만 그림. 햇살과 나무꾼 옮김.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이 1945년 처음 펴낸 세계적인 동화로, 출간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판이 출간됐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꼬마 백만장자 삐삐', '삐삐는 어른이 되기 싫어' 등 세 권이 이어지는 동화집에서 작가가 직접 고른 24가지 이야기를 엮어 한 권으로 삐삐 시리즈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린아이 삐삐는 걸핏하면 거짓말하고 어른을 골탕 먹이는 말괄량이지만, 어른들이 만든 기존 질서에 순응하기보다 거침없이 맞부딪히는 모습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린드그렌은 삐삐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아동문학 걸작을 남겨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줬다. 한강 작가는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좋아했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해 노벨문학상 시상식 참석차 스웨덴에 방문해 린드그렌이 생전 살던 집을 방문했다.

시공주니어. 392쪽.

jaeh@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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