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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라운더 배우 이하늬(42)가 필모그래피 중 가장 파격적인 도전으로 극장가를 정조준했다.
특히 이하늬는 '윗집 사람들'에서 정신과 전문의이자 유튜브 멘탈 코치로 활약 중인 최수경으로 변신, 품위 있는 말투와 미소 속에서 강한 에너지와 도발적인 진심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한없이 다정한 얼굴로 불쑥불쑥 진심을 꺼내 보이는 수경을 연기한 이하늬는 특유의 우아함은 물론 망가짐을 불사한 코믹 연기까지 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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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보통 섭외하고자 하는 배우가 2주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하면 '그래, 쉬고 나와'라고 할 법도 한데, 너무 가차 없이 까여서 처음에는 당황했다. 거절을 듣고 '2주도 안돼? 1주 반도 안 될까?'했는데 무조건 안 된다고 하더라. 그 당시에는 가족과 시간이 너무 간절해서 나도 어쩔 수 없다며 마음을 접기도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고 이건 한국 영화에 획을 그을 것 같은 포인트가 될 것 같은 영화라 생각해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이후에는 효진 언니랑 내가 아닌 다른 배우 캐스팅을 같이 논의 하기도 했다. 나 대신 누구에게 캐스팅이 갔는지 물어보며 꽤나 진지하게 제작진처럼 논의를 하기도 했다. 효진 언니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 작품을 더 하고 싶더라. 미련이 남았고 내가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내게 기회를 달라고 했고 남편에게도 한 번만 더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가족들의 정말 많은 서포트를 받아야 되는 직업이라는 걸 다시 알게 됐다. 비단 남자, 여자 배우가 아닌 엄마, 아빠의 차이인 것 같다. 엄마는 아이를 낳고 일을 해야 할 때 마음에 남는 부재가 있더라. 실제로 이 작품은 남편과 같이 원작을 봤는데, 영화 완성본을 시사회 때 보더니 '생각보다 재미있다'고 한줄평을 남겨주더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부탁을 거절한 하정우 감독에게도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대차게 깔 필요가 있었냐'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는 하정우 감독도 차기작 드라마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있어서 딱 그 시기 아니면 '윗집 사람들'을 만들 수 없다고 하더라. 또 하정우 감독에겐 정말 너무 소중한 작품인데, 이 작품을 배우가 잰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정우 감독이 이 작품을 이렇게까지 소중하게 생각했구나 싶은 순간도 있었다. 내가 소중한 것을 상대도 소중하게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에 내 제안을 거절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배우면서 감독으로서 하정우와 첫 호흡에 대해 "정말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사람이더라.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 각자 내가 생각하는 카테고리 안의 범주에 있다. 그런데 하정우는 처음부터 '뭐지?' '어떤 유형의 사람이지?' 싶더라. 이런 사람을 정말 오랜만에 봤다. 굉장히 특이한 사람이면서 신선하기도 했다. 솔직히 사람들이 왜 이렇게 하정우를 좋아하나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 확실히 대체불가한 매력이 있더라. 뭐랄까 딱 내 10배인 것 같고 남자 버전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런 생각은 과거에 비(정지훈) 오빠를 볼 때 느낀 감정이다. 비 오빠는 전생이란 게 있다면 잃어버린 오빠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하정우도 보통이 아니더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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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수경을 전형적이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재미없는 캐릭터가 될까봐 고민이 된 지점이 있다. 너무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했는데 최수경이 가진 엉뚱함을 극대화해 재미를 주고 싶었다. 심리학자 병원에 가면 상담을 해주는 선생님의 모습인데 일상에는 엄청난 사생활을 가지고 있는, 상반된 얼굴을 가진 여자다. 그런 포인트를 조금 더 넣으려고 했다. 말투도 따뜻한 권위를 가진, 믿음직한 사람처럼 보이길 원했다. 딕션도 투머치 하지 않더라도 확실하게 하는 지점이 필요했다. 혹자는 '19금 오은영'이라고도 하던데, 오은영 선생님을 대놓고 표방하지 않지만 오은영 선생님만의 드러내는 권위가 아닌 따뜻하게 안아주는 권위가 최수경 캐릭터에 묻어난 것 같기도 하다"며 "실제로 나는 남편한테 엄청 의존적인 사람이다. 밖에서는 독립적인 사람처럼 보이는데, 집에서는 '오빠(남편)'를 100번 정도 부르며 완벽히 의존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근원적인 외로움을 받아들인다는 대사가 있는데 그게 정말 크게 다가와다. 부부 관계가 특히 그런 것 같은 데 어느 한 쪽만 잘 있어서는 안 된다. 같이 잘 있어야 한다. 스스로 근원적 외로움을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함께 있을 때 같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상대를 통해 외로움을 채우겠다는 생각은 행복한 부부가 아닌 것 같다. 혼자 있을 때도 충분히 괜찮아야 둘이 같이 있을 때 시너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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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는 "'윗집 사람들' 촬영 당시 둘째 임신을 하게 됐다. 정말 초기 때였는데, 아마 임신 6주 차였던 것 같다. 하필 임신 소식을 알게 됐을 때 영화 초반에 김선생과 최수경이 아크로 요가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아기가 자리잡고 있는 몸 부위에 김선생의 발로 요가 동작을 하는 장면이었다. 물론 촬영 전 아크로 요가 연습을 미리 많이 했지만 촬영 들어가기 일주일 전에 임신을 알게 됐다. 저녁에 임신테스트기를 했는데 내 눈으로 본 두 줄이 믿을 수 없더라. 너무 놀라서 이튿날 새벽에 산부인과에 갔다. 도저히 믿을 수 없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산부인과에 달려갔는데 정말 임신이더라. 솔직히 처음에는 마냥 기뻐하기 힘들었다. 당장 약속한 작품이 있는데 임신하게 돼 곤란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그래도 경력직이 무섭다는 말처럼 임신과 출산을 첫째 때 한 번 해봤으니까 둘째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기더라. '나는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어' '아기야 파이팅'이라며 다짐했다가도 '윗집 사람들' 촬영장에 세팅된 음식 때문에 입덧이 심해졌다. 입덧도 입덧인데 정말 졸렸다. 임신을 하면 알겠지만 나의 온 몸이 블루베리만 한 아이에게 전부 간다는 느낌이 드는데 더구나 초기에는 엄청 졸리다. 힘을 줘야 하는데 힘은 안 가고 여러모로 정말 고된 촬영이었다. 새벽 5시 30분쯤 나와서 메이크업하고 오전에 촬영을 시작하면 끝날 때 밤 9시가 된다. 그러면 집에 돌아가 씻고 기절하듯 밤 11시께 잠이 들고 다시 새벽에 일어나 촬영장에 간다. 매일 이걸 반복하니까 잠이 쏟아지더라. 그래서 현장에서는 마사지기를 꺼내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잠을 깨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크로 요가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내가 다 하게 될 줄 몰랐다. 보통 감독들은 이런 액션을 촬영할 때 대부분 처음에는 대역이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면서도 간단히 연습만 하는 것이라고 달랜다. 하정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대역도 있고 간단히 연습만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연습을 하다 보니 내가 점점 트레이닝이 되어 있어서 그대로 내가 아크로 요가를 다 소화하게 됐다. 물론 하정우 감독은 당시 내가 임신한 상태인 걸 몰라서 그렇게 한 것이다. 내 고관절에 하정우 감독의 발이 닿는 장면인데 만약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너무 부담스러워서 연기를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하필 그 장면을 촬영하다가 내가 낙상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골반에 멍이 들기도 했다. 첫째 때도 지하 주차장에서 6시간 정도 액션을 찍었는데, 그때도 임신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이상윤을 향해 로맨스 눈빛을 하다가도 뒤돌아 입덧으로 '우웩'했는데 그때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며 "이번 '윗집 사람들' 때는 전부 숨기진 못했고 촬영 중반 쯤 효진 언니에게만 슬쩍 임신 소식을 알렸고 이후에 새어나가 모두가 알게 됐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은 김동욱이 임신을 알려야 했다고 하더라. 만약에 촬영 중 아기에게 잘못되는 일이 생기면 그 미안함과 부채감을 상대가 어떻게 견디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 후회하기도 했다"고 곱씹었다.
현재 둘째 출산 후 복귀 3개월째를 맞은 이하늬는 "지금도 복대를 착용하고 있다"며 "'윗집 사람들' 촬영이 아닌 다른 촬영 중에 허리가 부러졌다. 허리가 부러진 상태로 임신과 출산을 하다 보니 진짜 힘들더라. 이번에는 마음 먹고 재활을 해야지 싶었는데 또 그게 안됐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일정을 마치면 아이를 많이 보려고 한다. 컴퓨터를 재부팅할 때 전원을 끄는 것처럼 잠깐 그 시간을 가지고 싶다. 그럴 때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출연했고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에 이어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 오는 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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