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심은경(31)이 영화 '여행과 나날'을 통해 올 한 해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10일 개봉한 '여행과 나날'은 츠게 요시하루 작가의 명작 만화 '해변의 서경', '혼야라동의 벤상'을 원작으로 한다. 어쩌면 끝이라고 생각한 각본가 '이'가 어쩌다 떠나온 설국의 여관에서 의외의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 시작되는 2025년 겨울, 일상 여행자들과 함께 떠나는 꿈같은 이야기로,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새벽의 모든' 등을 연출한 미야케 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심은경은 극 중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무작정 설국의 마을로 여행을 떠나는 각본가 '이' 역을 맡았다.
'여행과 나날'은 개봉 전 제78회 로카르노영화제 황금표범상을 거머쥐며 일찍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심은경은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8월 로카르노영화제를 시작으로, 9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첫 선을 보였다"며 "일본에서 11월에 개봉하고 곧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이 모든 게 올 한 해 이뤄진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작품을 다시 봐도 감회가 새롭고, 하루하루 너무 기쁜 마음으로 영화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화 '여행과 나날' 스틸. 사진 제공=엣나인필름
이어 미야케 쇼 감독과 첫 작업을 함께 한 소감도 전했다. 심은경은 "감독님은 제가 관객으로서도 팬이어서 '언젠가 꼭 함께 작품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다"며 "감독님과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뵈었다. 감독님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라는 작품을 너무 좋아해서, 어떻게든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GV(관객과의 대화)를 열었다. 사실 그때 만났다고 하더라도, 많은 대화를 나눈 건 아니라 이렇게라도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시간이 흘렀다. 근데 어느 날 회사에 감독님으로부터 제안이 왔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자마자 믿기지 않아서 '거짓말 아니죠?'라고 몇 번이나 물어봤다. 이건 안 할 이유가 없어서 '그냥 바로 하겠다'고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절차라는 게 있으니 꾹 참고 대본을 다 읽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겉보기에는 엄청 무서워 보이시고 권위적으로 보이시지만, 전혀 그런 분 아니시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그 누구보다 아이 같아지신다. 그만큼 일에 있어서는 열정적이고 순수한 시각을 갖고 계시고, 그게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드는 것 같다. 그런 점을 보면서 감독님을 향한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엣나인필름
심은경은 올해 7월 방송된 MBC 예능 '아임 써니 땡큐'로 멤버들과 14년 만에 재회해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선사했다. 그는 "언니들하고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진짜 오랜만에 만났다. 또 최근에는 진주 언니가 결혼했는데, 정말 미안하게도 촬영 때문에 가질 못했다. 언니한테 연락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슬프다고 변명도 하고 그랬는데 이해를 다 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 진주 언니의 결혼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언니한테 정말 사랑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써니' 멤버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도 전했다. 심은경은 "'써니' 언니들이 결혼하시고 행복해 보이셔서 기쁘다. 예능 촬영하면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변함이 없으시더라. 아이도 낳으시고 했는데도 예전 모습 그대로셔서 신기했다. 마치 영화의 엔딩 장면이 우리 인생이 되었구나 싶어서 신기했다"라며 "제가 출연했던 영화가 인생에 녹아들어서 펼쳐지는 게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격을 표했다.
또 평소에도 멤버들과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지 묻자, 심은경은 "올해 들어 너무 바빠서 언니들과 자주 만날 시간이 없었다. 제가 잘못한 것 같다(웃음)"며 "언니들하고 내년 초에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주고받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 제공=엣나인필름
심은경은 올해 9월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깜짝 팬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신예은이 생중계 카메라에 포착되자마자 브이 포즈와 함께 손하트, 손키스, 윙크를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뒤이어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도 화면에 잡히자마자, 손가락을 입술에 대거나 볼을 살짝 찌르는 귀여운 포즈를 취해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후에도 애교 배틀은 계속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은 볼하트 포즈를 취했고, 영화 '여행과 나날'의 주연으로 참석한 심은경도 왕자님 비주얼로 윙크를 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에 심은경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팬서비스라고 하기엔, 그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라서 얼떨떨하다. 저는 신예은 씨에게 정말 감사했다. 워낙 큰 자리이다 보니 긴장도 되고 떨렸는데, 분위기를 바꿔주셨다. 예은 씨에 이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님까지 귀엽게 볼콕 포즈를 취해주시지 않았나. 저는 예은 씨처럼 끼가 있지 않아서 윙크를 했다(웃음)"며 "레드카펫 당시 왕자님 무드로 꾸며서 제스처도 그렇게 나온 것 같다. 너무 부끄러워서 연기하는 느낌으로 했는데, 저한테도 짤이라는 게 생겨서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