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종영한 MBC 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억울한 죽음 이후 과거로 돌아간 판사가 자신의 파멸을 막고 악의 세력을 심판하는 회귀 판타지 법정물이다. 오세영이 맡은 유세희는 대형 로펌 막내딸이자 주인공 이한영(지성)의 아내로, 화려한 배경과 냉정한 태도 뒤에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이다.
오세영은 최근 서울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판사 이한영' 유세희를 "굉장히 진심을 단순하게 해보이는 말과 행동 안에 진심이 잘 보이는 인물"로 정의하며, 종영과 함께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판사 이한영' 스틸컷. 사진 제공=MBC
먼저 "저희 드라마가 작년 5월부터 12월까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팀원들 모두 전력을 다해 만든 작품이었던 것 같다"며 "좋은 성과를 내면서 많은 분이 관심도 주시고 시청도 많이 해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팀원 중 한 명으로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회귀물이기 때문에 전과 후가 분명하게 다르게 느껴져서, 어떤 게 세희의 가장 결핍이었을까, 가장 원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에 중점을 두고 봤다"는 오세영은 "세희의 한영에게 가는 사랑은 전과 후에도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표현 방식이 서툰 인물이라 한영에 의해 꽤 변화하는 인물이라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권력과 계산을 앞세우지만, 내면에는 사랑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해석이다. 오세영은 "부족함 없이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주눅드는 부분도 많았고, 과연 가치 있는 사랑을 받았을까 하는 마음에서 측은했다"며 "사랑을 갈구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느낀 인물 같았다"고 했다. 이어 "한영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가치관을 보게 되면서 깨닫고 변화하는 인물로 그려졌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기 톤에 대해서도 고민이 컸다. 오세영은 "회귀 전에는 실제로 나이가 더 든 설정이기도 해서 차갑게 잡아나가려 했고, 회귀 후에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인물이기도 해서 최대한 자유롭게 움직이려 했다"며 "숨기고 싶은 진심이 있지만 결국 드러나는 인물이라, 단순해 보이는 말과 행동 안에 진심이 보이길 바랐다. 사랑스럽고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로 보였으면 했다"고 했다.
'판사 이한영' 스틸컷. 사진 제공=MBC
극 중 이한영 역의 지성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오세영은 "워낙 선망하던 대선배라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자 기대였다"며 "나이 차에 대한 걱정보다는 부부로서 세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더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초반 맞선 장면에서 따귀를 날리는 신에 대해선 "대본에 국한되지 않게 리허설 과정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만화적인 요소처럼 과해 보일 수 있지만 재밌게 해보자고 합을 맞췄고, 실제로 때리진 않았다. 극 초반이라 긴장도 많이 했고 아쉬움도 남지만 최선을 다했던 장면"이라고 떠올렸다.
오세영. 사진 제공=빌리언스
2024년 '선재 업고 튀어'에서 일진 '최가현'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해 MBC 일일드라마 '세 번째 결혼'의 악녀 강세란 역으로 2024 MBC 연기대상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연이어 강한 캐릭터를 맡아온 것에 대해서는 "악역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세희는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었고, 저 역시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호흡한 선배 배우들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특히 전작 '세 번째 결혼'을 통해 인연을 맺은 배우들을 언급하며 "반효정 선생님, 안내상 선생님, 전노민 선배님, 그리고 엄마 역할로 함께했던 최지연 선배님께 많이 배웠다"며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고,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선배님들과 작업하며 배우로서뿐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그런 좋은 에너지를 이어받아 꾸준히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연기대상 수상 이후 첫 작품이라는 점도 부담보다는 동기가 됐다고 했다. "상을 받았을 때 수고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느꼈고, 배우로 인정받는 순간 같았다"는 오세영은 "무게감보다는 원동력이 됐고, 더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으로는 "표정이 다양하고 감정 표현 폭이 넓은 편이고, 목소리 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점이 장점 같다"며 "연기는 혼자 완성하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과 호흡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걸 알기에 늘 오만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는 "연기적인 칭찬은 언제나 듣고 싶고, '또 한 번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코미디나 로맨틱 코미디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작품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오세영. 사진 제공=빌리언스
유세희라는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이번 인터뷰 덕분에 캐릭터를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세희는 단점도 있지만 순수하고 투명한 면이 있는 인물이라 사랑스럽게 보였으면 했다. 저도 허당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 부분에서 닮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를 시작하며 해돋이를 보면서 드라마가 잘 되길 빌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분 좋은 출발이 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