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은 이날 화가로서의 이야기를 꺼냈다. 박신양은 "13~14년 정도 그림을 그려왔다. 제가 촬영을 그동안 열심히 해왔다. 그러다 허리도 여러 번 다쳐서 수술을 받고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서 일어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예전에 갑상선, 호르몬에 대해 들으면 그런 건 정신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제가 겪어보니 정말 죄송하더라. 몸을 스스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신양은 "황당했다. 몸을 일으켜야 되는데 일어나지 못한 상태로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정신을 가다듬으면 괜찮아지겠지?' 이런 생각을 오래 했지만 몸이 안 움직이는 일을 겪었다. 그러다 저한테 어떤 감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움이었다"고 고백했다.
박신양은 "누군가가 몹시 그리운데 너무나 강렬하게 그리워서 제 스스로도 '나한테 왜 이런 감정이 있는 거지?'라고 궁금증이 너무 커질 정도였다"며 러시아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가 그리워 그림까지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신양은 "그전까지는 그림을 한번도 그려본 적이 없었다. 그날 몇 개의 그림을 그리고 그날부터 밤을 샜는데 3년이 지나고 5년, 7년 밤새다 10년 밤을 새게 됐다. 그러다 또 쓰러졌다. 물감 독과 물감 세척제에 독성이 있어서 문을 잘 열어놓고 그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또 쓰러졌다"고 밝혔다.
쓰러질 정도로 그림을 그리는 데에만 몰두했지만 그리움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고. 박신양은 "나를 휘감고 있는 그리움이 뭔지에 대해 너무 궁금했다. 근데 어디 가서 물어볼 데가 없어서 그게 참 답답했다. 그런 모습이 당나귀 같았다. 그래서 처음엔 친구 얼굴을 그리다가 제 모습 같은 당나귀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