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흔 즈음에'는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40대가 되어버린 현성민의 삶을 그린 웹툰이다.
성민은 젊은 시절 꽤 인기 있었지만, 이제는 소개팅에서도 나이가 많다고 거절당한다. 하나 남았던 싱글 친구마저 결혼해버리자 다급해진 그는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소개팅, 선 자리는 마다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의 연락처를 대뜸 묻는 '헌팅'도 시도한다. 와인 모임, 수영반, 게스트하우스 파티, 지자체 미혼남녀 단체 미팅에도 참여해본다.
그러나 어떻게든 여자친구를 만들겠다는 불순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만남의 끝이 좋을 리 없다.
때로는 사기꾼에게 걸려 돈을 뜯길 뻔하고, 어떨 때는 뒷말을 듣고 상처받기도 한다.
급기야 독자들은 성민이 여자친구를 사귀는지보다도, 또 어떻게 거절당하고 실패하는지 궁금해하며 지켜보게 된다.
성민도 꾸준히 성장하는 인물은 아니다.
여자 얼굴은 보지 않고 마음만 보겠다고 다짐해놓고는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 외모에 실망하기도 하고, 다이어트를 다짐했다가 의지가 부족해 '요요 현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 웹툰의 명장면은 초반에 꽤 멀끔한 외모로 묘사되던 성민이가 멈칫 자기 모습을 유리창에 비춰보자 갑자기 눈가에는 주름이 지고 배 나온 아저씨로 바뀌는 순간이다.
우리는 자신을 여전히 젊은 시절의 외모로 기억하지만, 남들의 눈에는 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마흔 즈음에'는 현재 네이버웹툰 목요일 연재작 5위, 드라마 장르 5위다.
그만큼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 '스쿨홀릭' 등 학교 배경 작품이나 '치즈인더트랩' 같은 캠퍼스 로맨스가 인기작으로 꼽혔고, 중년의 이야기는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에는 10·20대가 웹툰의 주요 독자였기 때문에 자기 연령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봤기 때문이다.
웹툰 산업이 성장하면서 독자들의 연령대도 높아졌고, 이제는 40대가 주인공인 웹툰도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웹툰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이다.
heev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