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연맹이 3일 K-리그 새 이름과 엠블럼을 공개했다.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가 엠블럼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름의 핵심은 정체성을 알리는데 있다. 이름을 들으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야 한다. 제 아무리 이름이 예쁘고 신선하더라도 정체성을 설명할 수 없으면 이름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3일 프로축구연맹이 K-리그의 새 이름을 발표했다. 1부리그에 'K-리그 클래식(Classic)'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맹은 "K-리그 클래식은 K-리그보다 상위리그를 출범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3년 출범 30주년을 맞는 프로축구의 기존 브랜드에 상위리그로서의 명성과 품격을 부여하고자 한다. 2부리그는 기존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K-리그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클래식은 일류의, 최고 수준의 대표적인, 전형적인 (스타일이) 고전적인, 유행을 안타는 모범적인 유명한, 유서깊은 균형잡힌, 세련된 등의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2부리그는 'K-리그'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름을 내놓을 때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연맹은 지난해 6월 명칭 및 엠블럼 입찰 설명회를 열었다. 9월에는 명칭 대국민 공모도 실시했다. 총 1172명이 참가했다. 공모전 결과 K-리그 1, K-리그 2가 1위로 뽑혔다. 새 이름 선정에 반영했다.
연맹은 새 이름 선정 과정에서 3가지 기준을 정했다. 우선 기존 K-리그를 유지하기로 했다. K-리그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브랜드 자산을 버릴 수 없었다. K-리그를 그대로 두되 다른 단어를 붙여서 이름의 폭을 넓히겠다는 생각이었다. 두번째는 1부리그에 '최상위'라는 개념을 넣고자 했다. 세번째는 다른 나라에 없는 참신한 단어를 쓰고자 했다. 그 결과 나온 이름이 바로 'K-리그 클래식'이다.
'K-리그 클래식'을 놓고 반응이 좋지 않다. 이름으로서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K-리그 클래식'은 K-리그의 '최상위 리그'라는 정체성을 온전하게 담지 못했다. 국내에서 '클래식'이라는 단어는 '고전적인'이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연맹이 설명하는 '일류, 최고 수준'이라는 뜻이 바로 와닿지 않는다. 설명을 몇 차례 듣고 나서야 겨우 고개를 끄덕일 정도다. 처음 들었을 때 제대로 그 의미를 인지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실패'한 브랜드다.
거부감도 있다. 발표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은 'K-리그 클래식'을 듣자마자 야구 국가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World Baseball Classic)이냐'라고 반문했다. 팬들 역시 실망감이 크다. 축구팬 윤상웅씨는 "클래식이 왜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간다.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야구를 따라했다는 오해를 사기도 쉽다"고 아쉬워했다.
생소한 이름이 나오게 된 것은 3가지 작명 기준 가운데 세번째에 너무 치중했기 때문이다. 연맹은 다른 나라에 없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프리미어'나 '슈퍼'등의 단어들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K-리그 1'이나 'K-리그 2'는 '최상위 개념'을 넣으려고 한 두번째 기준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고르다가 고른 것이 바로 '클래식'이었다.
관건은 '홍보'다. 축구팬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까지도 'K-리그 클래식'을 들었을 때 '최상위 K-리그'라는 단어를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려운 과제다. 생소한 이름을 낯익게 하려면 홍보에 많은 노력과 시간, 재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연맹 관계자는 "K-리그 클래식이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