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격파-박지성 복귀' QPR의 현주소는?

기사입력 2013-01-04 13:45


<사진캡처=SBS ESPN 방송화면>

지난 주말, 리버풀에 처절하게 무너지며 '희망'이란 단어에서 더욱더 멀어진 QPR. 절벽에서 떠밀려난 지는 오래, 끝이 안 보이는 절벽 속으로 떨어지던 이 팀이 기대도 하지 않았던 타이밍에 나뭇가지에 걸려 가까스로 추락을 멈추었다. 지난 주말 '난적' 에버튼까지 물리치며 베니테즈 감독 부임 후 리그 4연승이라는 상승 궤도에 진입한 첼시를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0-1로 잡은 것, '기적, 파란, 이변'이라는 수식 어구가 따라다녔음은 물론이다.

이 승리로 QPR이 얻은 것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하다. 손에 손잡고 '강등권 대통합'의 시대를 열었던 레딩이 최근 웨스트햄을 잡으면서 최하위 QPR과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린 상황. 자칫하면 의욕을 잃고 홀로 뒤처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재차 추격의 고삐를 당기게 해준 첼시전 승점 3점의 의미는 상당히 컸다. 더욱이 중상-중-중하-최하위권 정도가 아닌 3위 싸움에 열을 올리던 첼시라는 '월척'을 원정에서 건져 올린 건 '자신감 상승'으로 직결될 소중한 수확이었다.

다만 이번 승리를 맹신하기 전, QPR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산 넘어 산'임을 다시 한 번 확실히 인지할 필요도 있다. 21라운드까지 고작 2승밖에 거두지 못한 팀이지만, 경기가 몰려 있던 박싱데이 기간 중에라도 승리를 거뒀다면 승리의 분위기에 고취돼 감히 '연승'이란 것을 꿈꿔봄 직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첼시전을 끝으로 EPL은 약 열흘간의 휴식기를 지닌다. 주말에 WBA와의 FA컵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 주말 이후부터 토트넘-웨스트햄-맨시티를 연달아 만나는 일정 속에서 첼시전 승리가 주는 '연속성'의 메리트를 온전히 누리기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단순 흐름만의 문제도 아니다. 2011 K리그 당시 리그 개막(3월) 후 13라운드(6월)가 되어서야 첫 승을 거둔 팀을 긴 시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첫 승의 달콤함을 누렸던 이 팀이 시즌 2승째를 거둔 때는 8연패의 과정을 거친 뒤인 24라운드(9월). '연승만 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팀 분위기는 형성됐는데, 승리란 것이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현재 강등권 탈출을 위해 필요한 최소 승점이 5~6점, 한두 번만 더 이기면 원하는 바를 쟁취할 것 같은 QPR도 마찬가지다. 17라운드 풀럼전 승리 이후 21라운드 첼시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청신호는 밝혔는데, 이것이 언제 또다시 적신호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기적이 몇 번은 더 일어나야 시즌 막판 안도의 한숨이라도 내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 그만큼 QPR의 최근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등한 내용으로 첼시를 요리한 게 절대 아니었다. 베스트 자원을 제외한 첼시의 경기력이 평소만 못했던 경기였음은 물론, '운'도 다소 따랐던 승리였다. 하지만 QPR이 소화할 나머지 넉 달의 일정은 '어쨌든 이기면 그만'이라는 식의 토너먼트가 아니다. 아직 17경기나 남은 QPR 입장에서는 리버풀전 포함 최근 3연패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시즌 중 감독이 바뀌면서 지금도 정삼각형(△)과 역삼각형(▽)을 오가는 중앙 미드필더의 조합 형태와 그 구성원의 선택, 그리고 원톱과 제로톱을 번갈아 사용하는 등 '실험'에 한창인 QPR이다. 꼬투리 잡아 삐딱하게 보자는 게 아니라, 첼시 같은 강팀과의 일전이 아니라도 아직은 더 좋은 경기력을 위해 박차를 가할 때라는 소리다.

승리의 현장을 함께 한 박지성의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부상에서 돌아와 레드납 감독 체제하에 출장 시간을 늘려가던 중 또다시 부상을 당하며 한동안 볼 수 없었기에 더욱 반가웠다. 물론 90분이 다 된 시점에 투입돼 '시간 끌기' 목적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상황에 따라 활용할 가치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만 이 선수에게도 '변수'는 꽤 존재한다. 선발로 나서 경기를 소화할 정도의 몸을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폼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 레드납 감독의 구체적인 플랜에 속해있는지 등 냉정히 들여다봤을 땐, 확신했던 장밋빛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박지성, 그리고 QPR을 향한 애착이 깊은 것만은 사실, 그런 만큼 시즌이 끝나는 5월 중순 이들이 모두 환하게 웃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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