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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 화초가 척박한 게르마니아로 나왔다.
감독으로서도 대단했다. 바르셀로나 1군을 맡은 4년 동안 리그 우승 3회, 코파 델레이 우승 2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차지했다. 다만 모든 것이 홈 그라운드인 '바르셀로나 안에서' 이루어낸 성과다. 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선수로서, 그리고 바르셀로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으로서, 그리고 라 마시아라는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의 수혜를 최고로 잘 받는 시점에서 일구어낸 업적이다.'온실 속 화초'라는 부분적인 평가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브리타니아가 아닌 게르마니아, 독일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17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이 끝난 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뒤를 이어 2016년까지 팀을 지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왜 바이에른 뮌헨일까. 분명 명문팀이다. 좋은 선수들도 꽤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제공했던 심리적인 편안함과 시간, 선수들은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유스 생활을 시작한 1983년부터 감독직을 그만둔 2012년까지 약 30년 가까이 몸에 배어왔던 '점유율 높은 패싱축구'를 버려야할 수도 있다. 모두가 지엽적인 문제다. 진정한 감독이라면 자신의 생각에 팀을 맞추지 않는다. 팀 상황에 자신을 맞추어야 한다.
새로운 도전이다. 단순히 전술가로서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뉴욕에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을 만났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 뉴욕 회동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에서만 27년째 감독을 하고 있다. 단순히 선수단의 수장이 아닌 구단 전체를 아우르는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퍼거슨 감독과의 만남 이후 맨시티나 첼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곳에는 세이크 만수르 그리고 로만 아브라모비치라는 구단주가 있다. 이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사사건건 선수단을 간섭하고 감독의 목을 죈다. 그곳에서 감독은 팀을 발전시키고 이끌어나가는 존재가 아니다. 구단주의 부속품이나 다름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르다. 이 팀은 바이에른 뮌헨 악티엔게젤샤프트(AG)가 소유하고 있다. AG는 주식회사라는 개념으로 일종의 협동조합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대표자 역시 주주회의에서 뽑는다. 개방적이다. 프란츠 베켄바우어 등 선수 및 감독 출신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 베켄바우어는 바이에늘 뮌헨에서 선수와 감독, 회장을 거친 뒤 2006년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국제 축구 무대에서의 발판을 바이에른 뮌헨에서 만들었다. 단순 축구 감독이 아닌 그 이상의 그림 그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바이에른 뮌헨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팀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