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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의 망명이 또 다시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웨인라이트 국장은 "유럽 30개국 425명의 심판과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각국 50여명이 이미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고 했다. 이번 승부조작은 싱가포르에 근거를 둔 범죄조직이 주도한 것으로 이 조직은 800만 유로(약 118억 원)의 불법이득을 챙겼고 선수와 심판 매수로 200만 유로(약 30억 원)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은 1만3000여 건의 이메일 문서를 확보하고 80개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현재 유로폴은 구체적인 선수와 구단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월드컵 지역 예선과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웨인라이트 국장은 "유럽에서 일어난 380건 가운데에는 월드컵 지역 예선과 유럽챔피언스리그 2경기가 포함돼 있으며 챔피언스리그 경기 가운데 한 경기는 잉글랜드에서 치러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승부조작은 리그내에 한정돼 벌어졌다. 빅경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받는 경기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전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된 월드컵과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승부조작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국 언론이 어떤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졌는지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가운데 덴마크 언론 에크스트라 블라데트는 2009년 9월 17일 리버풀 안필드서 열린 리버풀과 데브레첸(헝가리)의 2009~2010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지목했다. 에크스트라 블라데트에 따르면 당시 데브레첸의 골키퍼 부카신 폴렉시치는 2.5골 이상 실점해 패배하기로 약속하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당시 전송한 승부조작 관련 문자메시지가 경찰에 의해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이 보낸 문자에는 스티븐 제라드가 완벽한 기회서 골을 넣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사건에 당혹스러운 반응이다. 처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해당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랄프 무슈케 FIFA 안전국장은 5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IFA 등 전 세계 축구계가 승부조작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사법당국 등 외부의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인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 FIFA 윤리규정을 바탕으로 영구제명 등의 제재를 받지만 축구계와 관련 없는 사람에게 내려지는 법적 처벌은 미약한 수준"이라며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