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인 맨유에 비수를 꽂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희비가 교차했다. 그는 6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맨유와의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24분 이과인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연결, 레알 마드리드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상대가 맨유라 그는 웃을 수도 없다. 호날두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골을 터트린 후 달려드는 팀 동료를 향해 골 세리머니를 자제시켰다. 포르투갈 출신의 호날두는 맨유가 키운 작품이다. 2003년부터 6시즌을 함께했다. 292경기에 출전, 118골을 터트리며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성장했다. 리그 우승 3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2회, 클럽월드컵 우승 1회 등 환희의 역사를 함께 만들었다. 호날두는 맨유 시절인 2008년 국제축구연맹(FIFA)-발롱도르를 품에 안았다. 그는 2009년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맨유 입단 당시 1225만파운드(약 228억원)였던 이적료는 8000만파운드(약 1644억원)로 폭등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미묘한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호날두는 "지금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팀 승리를 이끌어 기쁘기도 하지만 맨유가 탈락하게 된 게 슬프다"고 말했다. 이날 맨유 팬들은 4년 망에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호날두를 큰 박수로 환영했다. 맨유 유니폼을 입은 꼬마 팬은 '호날두 다시 돌아와요. 하지만 오늘은 골을 넣지 마세요!'라는 애교 섞인 손팻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호날두는 "맨유 팬들의 환대에 감정이 뭉클해졌다"며 "맨유 서포터스들이 나를 수줍게 만들어서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