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그리고 '최용수 킬러' 윤성효, 얄궂은 만남

최종수정 2013-03-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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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서울 감독(왼쪽)과 윤성효 부산 감독

빼도 박도 못하는 직속 선후배다.

중·고·대학(동래중→동래고→연세대)이 동색이다. 윤성효 감독(51)이 최용수 감독(42)보다 9년 위다. 사석에서는 흉금을 털어놓는 관계지만 그라운드에선 처절하게 싸웠다. 지난해까지 두 감독은 K-리그 양대산맥의 아이콘이었다. 윤 감독은 수원 삼성, 최 감독은 FC서울의 상징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최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뗀 첫 해인 지난해 K-리그 정상에 오르며 천하를 통일했다.

그러나 둘 사이의 명암은 또 달랐다. 선배는 '후배 킬러'였다. 2011년 4월 최 감독이 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수원과 서울 감독으로 정규리그와 FA컵에서 6차례 맞닥뜨렸다. 5승1무, 윤 감독의 일방적인 압승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 11월 5연패(7연패는 빙가다-황보관 감독의 패전이 포함된 기록)의 사슬을 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무늬가 바뀌었다. 윤 감독이 말을 갈아탔다. 고향인 부산 감독에 선임됐다. 최 감독은 서울과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전장이 달라진 두 감독이 고향에서 첫 격돌한다. 서울과 부산은 17일 오후 2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를 치른다.

운명이 야속할 뿐이다. 벼랑끝 처지가 비슷하다. 내 코가 석자다. 디펜딩챔피언 최 감독은 지난달 26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장쑤(중국)를 5대1로 대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두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첫 판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준 것일까. 상대들은 '서울 공략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 늪에 빠졌다. 서울은 2일 클래식 개막전에서 포항과 2대2로 비긴 후 9일 인천전에서 2대3으로 패했다. 이변이었다.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먼저 터트린 후 동점과 역전을 허용, 더 아팠다. 12일 부리람(태국)과의 원정경기에서도 반전에 실패했다. 득점없이 비겼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와 무더운 날씨, 일방적인 응원에 애를 먹었다. 연패는 없지만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이다.

윤 감독도 웃을 수가 없다. 3일 강원과의 홈개막전에서 2-0으로 리드하다 내리 두 골을 내줘 2대2로 비겼다. 10일 경남 원정에서는 0대1로 패했다. 부산 감독으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최 감독과 윤 감독의 클래식 성적은 1무1패, 2경기 승점은 고작 1점이다.

승부의 세계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두 감독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클래식 첫 승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늘 그랬듯 두 사령탑의 자세는 극과 극이었다. '최용수 킬러' 윤 감독은 발톱을 숨겼다. "서울전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것이다. 잘 준비하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최 감독은 '돌직구'였다. "분위기 반전을 하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정신 무장을 요구하겠다. 이제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를 2경기씩 치렀다. 서두르지 않으면 언제든지 강력한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 정상적인 경기를 한다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

부산 출신 두 감독의 새로운 라이벌전이 문을 연다. 서울-부산, '경부선 더비'는 '최용수-윤성효'의 전쟁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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