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김인완 감독의 표정은 무거웠다. 시즌 2연패. 기대가 많았던 초보 감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설상가상으로 내용까지 좋지 않았다.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았다. 김 감독은 "충실히 훈련을 했다. 선수들을 믿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상대는 제주였다. 제주는 대전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6경기에서 한번도 지지 않았다. 제주는 개막 후 1승1무로 괜찮은 스타트를 끊었다. 송진형-윤빛가람으로 대변되는 화려한 플레이에 말린다면 3연패를 당할 수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제주가 예상대로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대전 선수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투지를 앞세워 끝까지 따라붙었다. 중원에 포진된 한덕희는 시종 투쟁적인 움직임으로 대전에 혼을 불어넣었다. 선제골도 대전의 몫이었다. 한덕희의 인터셉트를 받은 주앙파올로가 전반 29분 첫 골을 넣었다.
후반들어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2분 김봉래가 송진형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을 기록했다. 대전 선수들은 다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투지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대전은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K-리그 클래식 중 유일하게 승점이 없던 대전은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지난 포항전에서 완패(0대3 패) 한 후 반전의 계기 마련하겠다는 절박함으로 뛰었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무장이 잘돼서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비록 승리는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가 희망을 노래하는 이유는 "오늘 무기력하게 졌다면 선수단 전체가 패배의식에 빠질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우리팀 경쟁력에 의문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제주전에서 잘된 점도 있었고, 미흡한 점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 경기를 치르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한덕희의 투지와 이동현의 가능성이 빛났다. 주포가 돼야 하는 주앙파올로는 지난 개막전 페널티킥 실축의 악몽을 떨쳐낼 수 있는 시즌 첫 골을 넣기도 했다. 수비진은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보완할 수 있는 2주간의 시간을 얻었다. 김 감독은 "선수단이 많이 바뀌었다. 이 멤버로 손발 맞추며 뛸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오늘 경기를 바탕으로 해서 조직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겠다. 특히 상대를 물고 늘어질 수 있는 파이팅적인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