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설문]야구에 밀린 축구? 축구선수는 '천만에!'

기사입력 2013-03-21 07:50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파주NFC에서 훈련을 하며 오는 26일 카타르를 상대로 치르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 대비했다.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단체 러닝을 하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3.20/

대한민국은 '야구 공화국'이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700만 관중(715만6157명) 시대를 열었다. 같은시기 프로축구 K-리그 총관중수는 241만9143명에 그쳤다. 2011년에 비해 33.2% 줄어들었다.

야구는 인기스포츠, 축구는 비인기스포츠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는 반대였다.

스포츠조선이 창간 23주년을 맞아 프로스포츠 스타(축구, 야구, 농구, 배구 1군 선수) 및 연예스타(가수-개그맨-탤런트) 직군별 각 30명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축구선수가 5개 항목 중 1위에 올랐다. 현재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야구, 축구 모두 100%였다. 그러나 경제적 만족도, 사회적 인식, 가족의 만족도, 미래 만족도 등 전항목에서 축구선수들이 야구선수보다 '더'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축구선수 10명 중 7명꼴로 현재 수입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야구선수 10명 중 4명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족들의 만족도'에서도 축구선수 10명 중 10명 전원이 '보통' 이상의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반면, 야구선수는 10명 중 7명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의외였다.

※설문기간: 2013년 3월 13~19일
※설문대상: 직업군별 각 30명, 프로선수의 경우 1군 현역선수로 한정
※5점 척도: '매우 만족'(5점), '만족'(4점), '보통'(3점), '불만족'(2점),'매우 불만족'(1점)
'축구가 야구보다 만족?' 의외의 결과

경제적 만족도에 대한 질문, '나는 현재 수입에 만족하고 있다'는 항목에 축구선수 30명 중 20명(66.7%, 만족 14명, 매우 만족 6명)이 만족감을 표했다. '매우 불만족'(1명), '불만족'(3명) 등 불만을 표한 선수는 4명이었다. 야구선수들의 경우 30명 중 12명(40%)만이 만족감을 표했다. '불만족'이라고 답한 선수는 9명(30%, '매우 불만족' 1명, '불만족' 8명)이었다. 만족도를 5점 만점으로 계산했을 때 축구선수는 3.73점, 야구선수는 3.17점이었다.

직업적 만족도를 묻는 '나는 현재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는 항목에서 축구, 야구를 통틀어 불만족을 찍은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프로선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100% 만족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 미세한 차이는 있었다. 축구선수의 경우 '매우 만족' 22명, '만족' 8명으로 절대적인 만족감이 드러났다. 야구선수의 경우 '매우 만족' 17명, '만족' 12명 '보통' 1명이었다. 5점 만점에 축구선수는 4.73점, 야구선수는 4.53점이었다.

사회적 인식도를 묻는 '나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만족하고 있다'는 질문에 축구선수 8명(26.6%)이 '매우 만족', 13명(43.3%)이 '만족'을 표시했다. 21명(70%)이 만족했다. '불만족'을 찍은 선수는 1명(3.3%)이었다. 야구선수의 경우 17명(56.7%, '매우 만족' 4명, '만족' 13명)이 만족해 했다. '불만족'을 택한 선수가 4명(13.3%, 불만족 3명, 매우 불만족 1명)으로 축구보다 훨씬 많았다. 5점 만점에 축구선수는 3.93점, 야구선수는 3.53점이다.

가족의 만족도 '내 가족은 내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는 항목에 축구선수 28명이 '만족'(93.3%, 매우 만족 16명, 만족 12명)했다. '보통' 2명, 불만족을 표시한 선수는 없었다. 야구선수는 23명(76.6%, '매우 만족' 5명, '만족' 18명)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3명(10%)의 선수가 '불만족'을 찍었다. 5점 만점에 축구선수는 4.47점, 야구선수는 3.67점이었다.


'미래 비전'에 대한 '나는 내 미래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항목에 축구선수 19명이 긍정적인 답변(63.3%, '매우 만족' 6명, '만족' 13명)을 내놨다. '보통' 9명(30%), '불만족' 1명(3.3%) '매우 불만족' 1명(3.3%)의 순이었다. 야구선수들은 16명(53.3%, '매우 만족' 3명, '만족' 13명)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절반을 겨우 넘었다. '보통' 10명(33.3%) '불만족' 3명(10%) '매우 불만족' 1명(3.3%)으로 불안감을 표시한 선수가 축구보다 많았다. 5점 만점에 축구선수는 3.73점, 야구선수는 3.47점이었다.

축구선수, 왜 더 행복할까

축구선수는 왜 야구선수보다 만족도가 높을까. 첫째 '경제적 만족도'에서 감지되는 연봉의 차이다. 프로는 돈이다. 국내 프로야구 연봉킹은 2012년 15억원을 받은 한화의 김태균, 프로축구 연봉킹은 지난해 15억원(추정치)을 받고 전북으로 이적한 김정우다. 톱클래스는 차이가 없지만, 평균에선 축구가 앞선다. 무엇보다 몸값 상승폭이 가파르다. 3년차 20대 초반 대표급 선수들의 경우 활약 및 성장세에 따라 연봉 3억~5억원을 받는다. 계약금을 감안해야 하지만, 동년차 총액 비교에서 축구선수의 연봉이 단연 높다. 올시즌 프로야구 3년차 최고연봉자는 2011년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계약금 7억원을 받고 입단한 한화 이글스 투수 유창식이다. 올해 6400만원을 받는다. 3년차 역대 최고 연봉자는 2008년 류현진(당시 한화)이다. 1억8000만원을 받았다. '돌직구 투수' 9년차 오승환(삼성)의 올시즌 연봉은 5억5000만원이다. 수당의 차이도 크다. 축구의 경우 출전할 때마다 출전수당이 쌓인다. 승리시 100만~300만원의 승리수당도 짭짤하다. 계약시 선수별 옵션에 따라 출전경기수, 골수, 공격포인트에 따른 보너스도 추가된다. 야구도 포스트시즌이나 특정팀 상대 라이벌전, 연승의 경우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타율, 홈런수에 따른 개별 옵션도 존재하지만, 축구처럼 일반화, 제도화돼 있지는 않다.

둘째, 직업 선택의 자유도다. 프로축구의 경우 계약기간만 지나면 무조건 FA가 된다. 2005년 이후 입단 선수의 경우 계약금이 없기 때문에 이적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외 이적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프로야구의 경우 FA 자격을 취득하려면 국내에서 9시즌(대졸 8시즌)을 뛰어야 한다. 7시즌을 소화한 뒤 구단의 동의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종목 특성상 진로의 폭, 꿈의 크기도 다르다. 축구는 전세계 어디에나 있다.영국 스페인 독일 등 유럽리그, 일본 중국 중동리그, 태국 베트남 리그까지 연차별, 수준별 진로의 폭이 다양하다.

셋째, 태극마크의 꿈과 자긍심이다. 대한민국에서 축구는 '국기'로 통한다. '태극마크'는 모든 축구선수의 로망이다. A대표팀 선수는 돈, 인기, 명예를 함께 얻는다. 야구도 베이징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국민적 인기를 얻었지만, 선수들의 사명감, 자부심은 축구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넷째, 삶의 질,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다. 설문에서 가장 큰 간극을 보인 '가족 만족도'의 차이는 이 때문이다. 야구는 일주일에 6일간 장시간 동안 경기를 치른다. 원정경기도 절반이다. 축구는 일주일에 1~2회, 90분간 집중력 있는 경기를 펼친다. 순간적인 체력 소모량은 많지만, 맺고 끊음이 확실하다. 훈련, 경기 외 시간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과의 스킨십에 있어 야구보다 심적, 시간적 여유가 있다.

현장의 목소리도 다르지 않았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사령탑으로 20년 넘게 K-리그를 지켜온 신태용 전 성남일화 감독은 "축구는 개인종목이 아닌 단체종목이다. 야구도 단체종목이긴 하지만 축구보다 개인 성향이 강하다. 짧은 시간에 함께 땀흘리는 점이 일체감과 행복감을 준다"고 전제했다. "축구는 전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다. 밥벌이의 폭이 넓다. 야구는 미국, 일본 진출이 전부지만, 축구를 하는 나라는 UN회원국보다 많다"며 자부심의 이유를 설명했다. '라이언킹' 이동국(34·전북)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서, 명예와 부를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큰 것 같다. 특히 축구는 전국민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역 최고령 선수로 필드를 누비는 43세 골키퍼 김병지(전남) 역시 축구선수로 사는 것에 대한 행복감을 드러냈다. "야구는 시즌 내내 월요일 하루만 쉰다. 절반은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축구는 에너지 소모량은 많지만 1주일에 한경기다. 재충전할 여유가 있다. 또 태극마크는 인생의 꿈과 직결된다. 사명감, 자부심이 크다. 감사한 마음으로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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